[컨슈머가이드] 스마트폰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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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중순. 애니콜의 ‘블랙잭(SCH-M620)’이 출시되면서 메이저 제조사뿐만 아니라 블루버드 등의 군소업체까지 PDA폰과 스마트폰을 제작·발표하며 더 이상 스마트폰이 소수의 전문가를 위한 전유물이 아님을 대중에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블랙잭은 PDA나 PDA폰/스마트폰을 접해보지 못한 일반인에게도 ‘비즈니스맨이라면 블랙잭’이라는 공식이라도 성립된 듯 직장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유명세를 탄 스마트폰임에도 불구하고 블랙잭은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하고 버거운 휴대폰이었다. 먼저 느린 반응속도는 기존 휴대폰 사용자에게 참을 수 없는 단점이었으며 윈도 모바일 운용체계(OS) 탑재로 낮선 환경에서 상당한 재학습을 요구하는 휴대폰이었다.

 또 기존 PDA나 PDA폰/스마트폰 사용자 또한 불편함을 가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먼저 터치가 되지 않아 쿼티 자판이 편리하더라도 여전히 윈도 모바일 OS를 사용하기에는 불편함이 많았으며, LCD도 일반 PDA폰에 비해 턱없이 작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PDA폰과 스마트폰의 장점인 아웃룩을 통한 메일 확인과 스케줄 관리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이 모두 말끔히 해결된 블랙잭Ⅱ(SCH-M480)의 출시 소식이 들려오고 또 그에 발맞춰 SKT와 KTF에서 각각 HTC와 기가바이트라는 해외의 스마트폰들을 출시했다. 아이폰의 국내 발매에 대한 이슈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지금 이 외산 스마트폰들이 출시되는 이슈는 상당히 크게 다가온다.

 먼저 시장이 넓어짐에 따라 국내 시장과 국내 자본으로 잠식된 휴대폰제조사 시장에 또 다른 활력소와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이 두 외산 스마트폰의 출시가 의미가 있고 또 소비자가 조금 더 다양한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외산’이라고 해 반기를 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 먼저 최근 출시가 이뤄져 이슈가 되고 있는 블랙잭의 후속작인 미라지(Mirage, SCH-M480)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블랙잭Ⅱ-미라지, SCH-M480

 블랙잭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바로 전면에 보이는 쿼티(Qwerty) 자판이었다. 이 전통은 역시 블랙잭Ⅱ인 미라지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 부분이다. 블랙잭을 처음 접해본 소비자들은 그 자판이 복잡해 보이고 또 작아서 ‘과연 제대로 사용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마련인데 실제로 성인 남성이 사용하기에도 크게 무리가 없는 크기며 무엇보다 컴퓨터의 자판과 같은 배열로 적응이 상당히 빠르다.

 ◇쿼티 자판의 편리함에 터치스크린·핑거 마우스를 더해 편리함 제공=이런 장점의 쿼티 자판과 함께 미라지는 기존 블랙잭의 최대 단점 중 하나였던 터치스크린을 제공함으로써 윈도 모바일을 조금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이와 함께 기존 2.3인치의 240×320의 스크린에서 2.55인치의 320×320이라는 SQVGA 해상도를 적용해 조금 더 넓은 화면으로 블랙잭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인치를 센티미터로 환산해 보면 0.6㎝ 정도가 커진 셈이지만 실제로 미라지를 이용하다보면 기존 블랙잭보다 넓어진 화면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크게 다가온다.

 이와 함께 핑거 마우스는 기존 블랙잭의 조그 다이얼을 대체해주는 입력장치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비록 처음 적응하는 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마치 노트북PC의 터치패드처럼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블랙잭의 조그 다이얼이 상하의 단순한 액션에 그쳤지만 이번 미라지의 핑거 마우스는 상하좌우 어느 곳이든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느린 블랙잭의 속도를 보완할 Marvell PXA312 CPU=기존 블랙잭의 CPU는 TI OMAP 1710으로 클록 수는 216㎒였다. 하지만 미라지에 탑재된 CPU는 Marvell PXA312로 클록 수가 624㎒로 단순 수치로만 따지자면 3배에 달하는 속도의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물론 기존 블랙잭보다 정확히 3배의 속도 향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체감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메뉴의 접근부터 특히 느렸던 전화 통화 부분이나 카메라 실행 부분은 속도 면에서 크게 개선됐다.

 ◇2M의 카메라 모듈과 MMS 지원, GPS 탑재와 WM6.1로 업그레이드된 OS=이 외에도 미라지는 2M의 카메라 모듈과 MMS 지원으로 휴대폰의 기본 기능을 충족시켰다. 비록 2M의 CMOS 모듈의 카메라는 좋은 화질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일상을 기록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화소 수를 가지고 있다. 또 MMS 지원은 최근 휴대폰의 성능이 좋아지고 멀티미디어적 기능이 풍부해지면서 멀티 메일 혹은 컬러 메일이라고 불리는 MMS를 자주 사용하는 풍토에 발 맞추어 미라지에도 지원해 일반 휴대폰적 기능에도 충실하고 있다.

 블랙잭에서 지원했던 WiFi를 미라지에서도 지원해 기본 탑재된 브라우저인 오페라 브라우저를 이용, 무선랜이 가능한 지역에서 인터넷을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무선랜이 설치되지 않는 곳에서도 3G망을 이용, 클라이언트 타입의 모바일 브라우저인 모바일 웹 뷰어를 통해 조금 더 빠른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이번 미라지가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또 한번 주목받고 있는 기능은 바로 GPS다. GPS가 기본으로 탑재돼 있어 미라지를 이용해 GPS 정보 및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배가됐다.

 

 외산 브랜드의 습격, HTC 터치 듀얼과 기가바이트 GB-P100

 SKT와 KTF에서 각각 자사 전용 출시 모델로 HTC의 터치 듀얼과 컴퓨터 부품 생산업체로 유명한 기가바이트의 GB-P100을 출시하면서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기 전의 한 단계로 보고 일부 헤비유저 층에서는 이 상황을 매우 반기고 있다.

 물론 이 두 기종 덕분에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될 일은 없겠지만 일단 외산 스마트폰이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그 성공여부를 떠나 한국 휴대폰 시장에 새로운 경쟁 변수로 떠오를 만한 일이다.

 하지만 기가바이트의 P100은 WIPI 미지원으로 국내 통신법에 어긋나는 스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 판매가 아닌 기업용으로만 판매될 예정으로 이미 전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판매된 GB-P100은 불법인지 아닌지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런 시장 상황을 지우고 스펙으로 평가한다면 단연 미라지를 제압할 만한 성능을 지녔다. 먼저 OS는 미라지와 같은 윈도 모바일6을 탑재하고 있으며, CPU의 클록 수는 무려 520㎒로 Marvell PXA270을 탑재했다. 또 2.8인치의 QVGA LCD, SiRF StarⅢ GPS 탑재, MMS 지원 등 3G 서비스를 지원하며, 200만화소의 CMOS 카메라 모듈은 AF를 지원해 일반 휴대폰적 기능에도 만족스러운 스펙을 보여준다.

 일반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각종 부가 서비스 및 약정요금제를 선택한다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HTC의 터치 듀얼은 400㎒의 클록 수를 가진 MSM7200 칩을 사용해 역시 속도는 크게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또 2.6인치의 LCD 크기와 MMS 지원, 휴대폰과 비슷한 UI를 탑재해 기존 휴대폰 사용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 등은 저렴한 가격에 외산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게끔 해주는 스마트폰이다.

 

 외산 브랜드의 습격에도 상처입지 않는 미라지

 이렇게 외산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에도 삼성전자 미라지의 자리는 당분간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외산 스마트폰 두 종 중 기가바이트의 P100은 먼저 언급했듯이 일반 판매가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HTC의 터치 듀얼 또한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무대로 보기보다는 실험적인 그리고 ‘외산’이라는 기념비적 모델로 남을 가능성이 더 크다.

 무엇보다 아직 안정적이지 않는 AS망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외산 스마트폰의 버그 문제와 빠르지 않은 사후처리는 소비자로 하여금 불신감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 더 완벽하고 좋은 외산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통신사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해 국내 제조사와의 경쟁으로 모바일 시장의 저변 확대와 기술 경쟁으로 더욱 품질 좋은 기기들이 접하기 쉬운 가격으로 출시되기 바란다.

 세티즌 모바일 리뷰어 곽영도(withmark@cetiz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