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화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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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 랜덤하우스 펴냄.

 

 화폐발행권을 둘러싸고 세계 경제 주체들이 벌여온 암투를 음모론적 시각에서 그린 이 책은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초판이 발행돼 100만부 이상 판매됐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24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고수할 만큼 반향이 컸다. 혹자는 이를 세계 화폐 시장에 숨은 ‘다빈치 코드’라 평하기도 한다.

 1990년대 미국 유학파로 미국에서 금융 전문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를 보며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증거가 없었고 방대한 정부 문헌과 법률 문서, 개인 서신과 전기, 신문 잡지에 실린 글에서 서양의 굵직한 금융 사건을 찾아내 글쓰기에 돌입했으며 제작팀을 구성해 그 작업을 완료하는 데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21세기 세계를 지배할 결정권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라고 주장한다. 화폐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화폐 발행권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던 미국의 대통령 링컨, 제임스 가필드, 존 케네디는 모두 국제 금융재벌이 보낸 ‘정신이상자’에 의해 피살당했다.

 또 미연방준비은행은 개인이 소유한 민간은행이며 미국은 화폐 발행 권한이 아예 없다. 이 밖에도 저자는 1929년 미국 경제 대공황이 일어난 이유, 황금이 국제적 기축통화일 수 없는 이유, 중동 석유가 미국 달러에 미친 영향,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장기 침체에 빠진 이유, 한국이 IMF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유, 아시아 금융 위기의 배후 조종자 등을 밝히며 세계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이런 관점에서 위안화 절상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도 이미 총성 없는 화폐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이 책의 감수자인 KOTRA 중국직무전문가 박한진씨는 이 책에 대해 진실게임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삼국지처럼 사실에 허구를 더한 ‘팩션’의 개념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한다. 2만5000원.

최정훈기자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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