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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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등 외부 환경이 긍정적일수록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전략(sustainability strategies)’은 더욱 활발하게 논의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서브 프라임(Sub prime)과 같은 전 세계적 금융 위기, 고유가, 곡물가 급등 등 치명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도 이러한 전략을 유지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기후 변화 이슈는 경제 위기와 같은 당장 시급한 이슈에 밀려 논의 주제에서조차 삭제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경기 침체기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비용을 최소화해 기업의 수익을 유지하고 비즈니스의 핵심 자산(core business asset)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기업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근시안적인 판단은 금물이다. 만만치 않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지속가능 경영의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은 그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니다. 또한 기업이 전사적으로 어떤 목표를 설정했다면 지속가능 경영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래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지속가능 경영 전략은 ‘Rs’, 즉, 수익(Revenue)·평판(Reputation)·규제(Regulation)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과 일맥상통한다. 매킨지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에너지와 연료 소비를 감축함으로써 전체 운영 비용을 20%∼50%까지 줄일 수 있다. 각 국의 정부가 경기 침체나 호조와 상관없이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규제라는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차원도 있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유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기업에 대한 평판 역시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 한 시장조사기관이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7%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는 신뢰도 높은 기업에서 일한다면 낮은 연봉도 감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업의 좋은 이미지가 좋은 조건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둘째, 위기 상황은 기업에 혁신과 변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개 기업은 경기 침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더 많은 발전과 창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중심에 두고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는 것이 말그대로 기업의 존속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 경영은 새로운 사업 기회와 시장을 창출한다. BT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그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콘퍼런싱 서비스(conferencing services)를 개발, 내부적으로 적용한 적이 있다. 많은 임직원들이 각국의 동료들과 회의를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다니는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비디오 콘퍼런스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BT는 연간 2억3000만파운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이 시스템을 다른 회사에도 판매, 공급해 추가 수익도 올렸다. 18%에 이르는 업무 생산성 향상 효과도 맛봤다. 나아가 BT의 콘퍼런싱 서비스는 항공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창출한 셈이다.

당장의 비용 절감이 효과적일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되려 회사의 앞길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말 그대로 ‘거짓 경제(false economies)’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인 위기 상황이야말로,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통한 성과 창출의 최적기라고 할 수 있다.

 -디나 맥리어드(Dinah McLeod)

BT 글로벌 서비스 지속가능성 사업부문 헤드(Head of the sustainability practice at BT Global Serv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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