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산단이 경쟁력이다](9) 광주 하남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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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하남산업단지는 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낙후된 광주지역 산업기반의 구조적 빈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조성됐다.

 지난 1981년부터 3차에 걸쳐 광주시 광산구 장덕·하남·오선·안청·도천동 일대에 조성된 서남권 내륙 지방의 최대 지방산업단지로 총면적 596만7000㎡의 용지에 기계금속·자동차 및 부품·섬유·화학·전기·전자부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현재 900여개사 2만5000여명의 근로자가 총 9조여원의 제품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또 고속도로와 국도, 철도와 공항 등 인프라 구축이 잘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첨단과학단지와 대불, 평동산업단지와도 인접해 서남해안시대의 중핵산단으로서의 면모를 다져가고 있다.

 하남산단은 광주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총생산액은 9조2294억원으로 광주권 8개 산단 전체 총생산액 15조4933억원의 60.5%를 차지했으며 수출은 3조3544달러로 6조5600달러의 절반을 웃돌고 있다.

 하남산단의 가장 큰 특징은 광주지역 경제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삼성광주전자와 기아자동차 협력업체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2004년부터 경기 수원의 세탁기와 에어컨라인을 삼성광주전자로 옮기면서 하남산업단지뿐 아니라 광주와 인근 지역에까지 메가톤급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삼성전자가 광주공장을 국내 가전전문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발표에 따라 극심한 침체에 허덕이던 지역경제가 일순 활력을 되찾았다.

 기아차 광주공장도 42만대 양산체제 구축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하남산단에 입주해 있는 기아차 협력업체 대부분이 요즘 설비증설과 새로운 공장용지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남산단 주변의 도로망이 오는 2015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돼 삼성전자 등 입주 업체의 물류비용 절감 등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토지공사와 함께 흑석사거리∼하남산단 9번도로(4.8㎞)에 415억원을 투입해 폭 19m(4차로)에서 폭 35m(6차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흑석사거리∼산단6번로 간 2.5㎞는 사업비 182억원을 투입해 수완택지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확장·개통하고 어등산∼첨단산단 내 광주과기원 간 12㎞ 구간에 6차로를 오는 2015년까지 신설하기로 했다. 이들 도로가 확장·개통되면 삼성광주전자·LG이노텍·대우케리어 등 800여 입주기업의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될 뿐 아니라 2만5000여 근로자의 출·퇴근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하남산단에 근로자 종합복지시설이 건립된다. 산단관리공단 용지 4500여㎡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내년 4월 완공 예정인 근로자 종합복지회관에는 취업정보센터와 전산교육센터 등 정보·교육 시설을 비롯해 어린이집, 체력단련실, 의료실, 도서관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외국인노동자센터도 함께 마련된다.

 시 관계자는 “생산도시로 탈바꿈한 광주지역 근로자들에게 편안하고 안락한 편의시설 제공을 위해 복지회관 건립에 나섰다”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근로자와 자녀들이 쉽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재복 하남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 인터뷰

 “산업단지가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 시설 등이 많이 노후화돼 있습니다. 따라서 시설 개보수 및 환경개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재복 하남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60)는 “광주지역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하남산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주시와 광산구청에 기반시설 개선 및 확충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추가 산단 조성도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력체제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최근 들어 하남산단 진입 도로가 확장되면서 산단의 활성화가 제 속도를 내고 있다”며 “기업 활동 지원 및 생산성 제고와 친환경 산업단지 관리 및 오염방지 등 차질없는 공단 본연의 업무 수행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효율적인 공단운영으로 내실화를 도모하고 건전한 노사분위기 조성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가 하면, 공공기반 시설 유지관리로 쾌적한 환경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하남산단은 광주지역 8개 산단 중에서 생산량과 고용 측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다 내수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성이 낮다는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 제품 및 기술개발과 판매망 다변화 등의 노력이 시급합니다.”

 김 이사는 “현재 일부 입주업체들이 이 같은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개발(R&D)비를 늘리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관리공단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입주업체 직원들을 위해 복지 매장 및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편의시설 확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표입주기업-나영산업

 지난 1982년 아성법인으로 출발한 나영산업(대표 고정주 www.nytech.co.kr)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전신인 옛 아세아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어 1992년에 삼성광주전자 자동 판매기 협력사 1호로 등록하면서 금속가공 부품 제조회사로 자리 매김했다. 이 회사는 프레스 가공에서부터 용접, 발포, 도장, 조립 등의 최신설비를 모두 갖추고 부품에서부터 완제품까지 백색가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이후 삼성전자백색 생활가전부문의 제조기반이 광주로 이전하면서 에어컨 프레스 전문업체로 선정돼 전략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2005년 410억원 매출에 이어 백색 가전제품 금속가공 업체로서는 최근 매출 550억원이라는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주력제품으로 빌트인 타입 김치냉장고·냉동고 등을 수원 삼성전자 본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완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동양매직 및 한샘(쿠스한트)에 김치냉장고 및 냉동보관식음식물처리기도 공급하고 있다. 부품사업부에서는 에어컨, 냉장고 부품을 삼성광주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나영산업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시장에 도전해 소주냉장고 ‘설레임’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소주의 보관에 최적합한 영하 10도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고안됐으며 대구지역을 수익모델로 삼아 집중적으로 판매한 결과 모두 5000여대가 팔려 나가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부터는 광주지역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소주냉동고 보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빌트인 제품으로 개발한 쌀 냉장고를 출시해 판매 준비 중이고 최근에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보존식냉동고를 개발하고 있다.

 고정주 사장은 “호남지역에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백색가전을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라면서 “자체 개발한 제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연간 매출이 10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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