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광업 경제성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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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PC 등에서 각종 귀금속과 희유금속을 재활용해 사용하는 이른바 ‘도시광업’의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거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폐자재의 양 자체가 적은데다 재활용되는 금속 자원의 종류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재활용 업체들이 주로 임가공 매출에 의존해 수익성이 떨어지며, 관련 기술도 미흡하다. 에코리켄 김종성 대표는 “희유금속은 핵심 산업 소재지만 소수 국가에 생산이 집중됐으며 향후 가격도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며 “도시광업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과 시스템 구축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도시광업은 폐디지털 기기에 포함된 각종 금속 자원의 농도가 자연 상태보다 높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일본의 연구에 따르면 1t의 금광석에선 5g 정도의 금을 얻을 수 있지만 같은 양의 폐휴대폰에선 150g의 금이 나온다. 은은 1.5㎏, 구리는 100㎏을 얻을 수 있다. 환경보호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각종 비철금속·희유금속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재활용의 시장성에 대한 기대가 날로 높아졌다.폐기물에서 회수한 금의 매입 단가는 과거 ㎏당 2만3000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2만8000원까지 올랐다.  

◇만만치 않은 현실=재활용 산업의 핵심은 다 쓰고 버려진 폐금속자재를 얼마나 많이 회수화느냐다. 아직 수거 시스템이 미비해 수익이 날만큼 충분히 모으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비축량은 일본의 5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된다. 휴대폰의 경우 중고폰 수출 및 임대폰 수요가 많고 복잡한 유통 구조 때문에 수거율이 낮다. 매년 버려지는 1500만대 휴대폰 중 200만대 정도만 재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업체도 규모가 영세해 ‘규모의 경제’ 실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새로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 폐자재를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재활용 진출 업체가 늘면서 폐자재 매입 가격이 올랐다”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재활용 기업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부분 재활용은 돈이 되는 구리와 금·은에 집중된다. 이외에 인듐·백금·팔라듐 정도가 재활용되는 정도고 로듐·코발트 등 다른 희유금속의 재활용 기술은 낮은 수준이다.

◇기술 개발, 정책 배려 시급=일본은 자국 내 발생한 폐금속 자원은 전량 국내에서 재활용하고 해외 폐자원까지 수입해 쓰는 정책 방향을 지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과 시장성의 문제로 폐금속자원의 상당 부분이 일본·중국 등으로 유출되는 상황이다. 중고폰 형태로 수출된 후 곧바로 해체돼 폐금속이 재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값비싼 희유금속 자원이 해외로 유출되는 셈이다.

일본은 모든 폐디지털기기를 한데 모아 자원 별로 적절한 업체에 배분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희유금속 사용량을 줄이고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국책 과제에도 국가적으로 투자한다. 최국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희유금속의 안정적 공급이 중단되면 산업사회의 작동이 멈출 것”이라며 “규제 중심의 폐기물 정책에서 자원의 안정적 공급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도 불투명한 유통 구조를 개선, 효율적인 수거를 가능하게 하고 금속자원으로의 재가공이 가능한 수준으로 폐금속을 1차적으로 모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폐기물 내 희유금속 함유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과제다. 지식경제부 정동희 산업환경과장은 “금속 자원의 회수와 재활용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금속 재활용을 위한 기본 관리 방안과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