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객 불만 ‘역전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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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연구소의 바이러스 백신 오진 소동이 발생 단 5일 만에 일단락됐다.

 윈도XP 실행 파일 중 일부를 바이러스로 잘못 진단함으로써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연구소는 지난 5일 동안 비상체제를 가동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엔진 업그레이드는 물론이고 복구할 수 있는 CD가 없는 사용자들을 위해 복구CD를 배포했지만 PC가 다운되면서 업무를 하지 못했다는 항의에서부터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강도 높은 목소리까지, 사태가 일찍 수습될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15일 현재 항의의 목소리는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V3업데이트 엔진 다운로드 수도 예전과 다르지 않은 수치로 돌아왔다. 15일까지 5일 동안 배포된 복구CD는 5일 동안 약 6500개. 15일 현재 배포하는 수가 20여개로 줄어든 것으로 보아 일단 사태는 수습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행파일이 삭제됐다고 해도 복구가 가능했다는 점이 5일 만에 소강국면을 맞을 수 있게 한 주요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공신은 발빠른 대응이었다. 사건 발생 당시 안연구소는 더 많은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일일이 언론사에 연락해 사건 기사를 내달라는 부탁을 했다.

 주말 내내 피해자들에게 복구CD를 퀵서비스로 보내주는가 하면 직접 방문도 마다하지 않았다. 주말까지 직원들이 직접 방문한 건수만 1600건, 하루 평균 300여명의 고객을 방문했다. 지방에도 달려갔다. 직접 방문해 만난 피해자들은 책임지는 서비스에 오히려 만족을 표했다.

 안연구소의 오진 소동은 분명 국산 보안 산업의 신뢰도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는 우려를 샀다. ‘국산이 그렇지’라는 국산 SW 전체를 문제삼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러나 안연구소의 발빠른 대응은 사고 책임에 대한 비난을 ‘국산이니까 더 믿음직스럽다’는 평가로 바꿔놓았다.

 한국 SW기업들은 고객 대응 서비스를 통해 외산의 공략을 막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자는 품질 경쟁력보다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운다며 이를 폄하하기도 하지만, 고객 만족은 더없이 중요한 국산 SW의 정신이다. 이번 사건은 그걸 입증한 셈이다.

  문보경기자<정보미디어부>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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