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 강국 일본이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개방 이후 시장이 매년 성장했지만 급속한 성장 이면에 후유증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0만개의 CP는 소비자를 즐겁게 했지만 콘텐츠 업체의 난립은 곧바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먼저 출혈 경쟁이다. 최근 일본 모바일 인터넷 포털에서는 최근 100엔이면 웬만한 아바타를 살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생겨났다. 1년 전만 해도 최소 300엔은 줘야 했다. 특히 최근 1∼2년 새 광고 모델 기반의 무료 게임 사이트 등이 나오면서 신구 CP 간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유료 모바일 사이트가 점점 위축되면서 콘텐츠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모바일콘텐츠포럼 기시하라 다카마사 사무총장은 “최근 가입자 확보를 위해 무료 콘텐츠를 남발하거나 원가 이하의 계약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 CP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무선망 개방으로 CP들에 문호는 활짝 열렸지만 시장경쟁에 따른 정글의 법칙만큼은 냉혹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높은 저작권료도 CP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음악·캐릭터 콘텐츠는 원저작자에게 저작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판매가의 70%가량이 이들에게 흘러간다. 이통사 수수료 10∼15%를 지급하면 CP업체 손에 떨어지는 돈은 전체 10% 정도에 불과하다. 일부 CP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 저작권료가 너무 높다며 레코드 회사를 고소하기도 했다. 미디어개발연구소 다네이치 미나코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회원이 1000만명 정도가 되지 않으면 영업이 어렵기 때문에 광고 등을 위해 CP 간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이런 분위기면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종류는 많아졌지만 걸러지지 않는 유해 정보에 대한 걱정도 생겼다. 아무래도 외부 CP에 무선망을 개방하다 보니 음란물 등 유해 및 불법 콘텐츠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통사도 음성 통화 수익 감소폭을 데이터 수익으로 완전히 보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2008 일본 정보 미디어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NTT도코모의 가입자당 매출은 6700엔으로 2004년에 비해 1190엔이 줄었다.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3사의 치열한 경쟁은 통신 요금 인하를 부추겼고 음성 통화 매출의 하락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무선망 개방이 모바일 인터넷 시장 활성화의 전제일 뿐 전체는 아닌 셈이다. 무선망 개방 이후 시나리오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일본 사례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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