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協, `그들만의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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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를 대변하는 단체인지, 협성회(삼성전자 협력사 단체)인지…’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사장>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 자격으로 올해 처음 마련한 소재업계 간담회 자리에 삼성전자 협력사만 불러모아 빈축을 샀다. 산업 전반을 대변해야 할 협회가 삼성·LG의 협력사 줄세우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대표성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상완 회장은 지난 5일 한국디스플레산업협회 주최로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에서 6개 소재 업체 대표들과 취임후 첫 협력사 간담회를 가졌다. 골프 라운딩을 겸한 이날 회동에서 이 회장은 제일모직·코오롱·효성·동진쎄미켐·에스에프에이·SKC하스 등 LCD 화학·필름류 협력사 대표들을 초청했다. 그러나 이들 협력사중 코오롱만 제외하면 모조리 삼성전자 LCD총괄에만 거래하는 부품 협력사들만 참석했다. 코오롱도 광학필름 일부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은 배제된 셈이다. 특히 이날 골프 라운딩 비용을 삼성전자가 아닌 협회가 부담한 마당에, SKC하스는 협회 회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특별한 요청으로 참가했다. 소재업계 간담회였지만 LCD 장비·설비 업체인 에스에프에이도 참석하는 애매한 자리가 됐다. 이 사장이 협회장 취임후 협회의 돈을 들여 처음 마련한 공식 협력사 간담회 자리를 마치 삼성전자 협력사 친목 모임 정도로 오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모임 일정을 잡다보니 공교롭게 삼성전자 협력사들만 참석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당초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과 LG디스플레이 협력사 한 두곳에도 참여를 요청했으나 출장 등의 일정이 겹쳐 할 수없이 불참하게 됐다”면서 “SKC하스는 비회원사지만 이 회장의 특별 요청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전자에 비해 소재 협력사들이 적어 애초부터 참석 대상 업체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권 사장의 해외 출장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일정을 통보해 와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협력사들도 삼성쪽만 참석시킨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의 상생 협력을 위해 지난해 협회를 창설해놓고 이 회장이 취임후 처음 마련한 이번 협력사 간담회가 삼성전자만의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한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LG디스플레이 협력사 관계자는 “협회가 있더라도 삼성·LG의 오랜 줄세우기 관행이 사라지기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다만 협회의 조율 능력이 지금처럼 일천한 수준이라면 존립근거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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