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강풍에 경제 운용방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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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 행진이 심상치 않다. 정부가 2일 올해 성장률 목표를 대폭 낮춘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내놨지만 3일 유가가 다시 최고치를 갈아 치우면서 이같은 성장률 목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새 정부의 경제운용 목표가 치솟는 유가로 인해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안개 속에 휩싸였다. 유가상승에 따른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3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일보다 배럴당 0.17달러가 상승한 136.73달러로 나흘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사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 정부가 1단계 비상조치 선으로 잡고 있는 150달러까지 이제 13달러만을 남겨뒀다.

 이같은 최고치 행진은 당장 멈추기는 힘들 전망이다. 2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8월 인도분 가격도 전일보다 배럴당 2.6달러 오른 143.75달러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2일 정부가 발표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출범 당시 6% 성장과 3% 물가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던 MB정부는 대외적인 경기악화에 따라 목표를 대폭 하향해 경제성장률 4% 후반대, 물가상승률 4.5%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조차도 국제유가가 더 이상 급등하지 않고 정부가 구상하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을 경우를 가정한 전망치다. 정부 전망치는 유가의 경우 두바이유 기준 평균 도입단가가 배럴당 110달러일 경우에 맞춰진 것이다. 2일 현재 올해 도입단가 평균이 104.75달러 인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성적표는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출범 전인 지난 1월 두바이 유가가 80달러 후반이었을때 옛 재정경제부가 제시했던 성장률 목표가 4.8%였고 현재 150달러를 향해 치닫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4% 후반이 아니라 전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1일 경제성장률 4.6%(하반기 3.9%), 물가상승률 4.8%(하반기 5.2%)의 수정 전망치를 내놓았던 한국은행도 유가급등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한국은행은 고유가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원유 도입단가 130달러 기준으로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벌써 10달러를 초과했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 평균 유가를 100달러선으로 예상했던 한국경제연구원의 허찬국 선임연구위원은 “150달러를 넘어가면 물가가 오르고 내수는 위축되고 성장률도 더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유가가 계속 급등한다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성장률을 앞지르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편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은 3일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다만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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