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인플레 잡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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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가 유동성 축소로 인플레이션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흥개도국과 선진국 모두 금리정책의 차별화(디커플링 decoupling)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선진국들이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리인상 도미노=인도는 지난 6월 50bp(0.5%)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인도네시아·필리핀도 25bp씩 금리를 인상했다. 선진국들도 금리인상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선진국들 중 금리인상에 제일 적극적인 지역은 유럽연합이다. 유로지역 물가상승세가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지역의 지난 4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7년 만에 가장 높은 6.1%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존에 물가억제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올 3분기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은 아직 금리인상까지는 아니지만 금리인하가 마무리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 후로 버냉키 연준위 의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차례 인플레이션 위험을 지적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부시 대통령·폴슨 재무장관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달러강세론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연준위가 그동안의 공격적 금리인하를 일단락지었다고 보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금융긴축에 동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황나영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미국과 유럽간 금리 차가 커진다”면서 “이는 달러약세를 불러와 미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여 금리인상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극복, 미국의 적극적 조치가 변수=전 세계가 금리인상으로 긴축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각국의 긴축 강도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다. 많은 국가들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상당수 국가에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물가 상승의 압력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을 해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태에서는 소비·투기 유인이 더 커져 오히려 유동성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억제와 글로벌 금융긴축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인 국가들의 적극적 조치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

※bp(basis point)

국제금융시장에서 1%의 금리는 엄청난 수치며, 0.1%의 금리도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보통 100분의 1%(bp)를 쓴다. 예를 들면 한국은행에서 25bp 금리인상을 했다면 콜금리를 0.25% 올렸다는 의미다. 대부분 국가간 채권 및 리보금리 등 금리변동을 말할 때 대부분 bp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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