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시즌을 맞아 만화·애니메이션업계에서 산학협동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방학은 현장 진출을 꿈꾸는 만화·애니메이션학과 학생들이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중요한 기간이다. 특히, 현장 전문가가 직접 학교에 나와 학생들과 함께 작업을 하기 때문에 방학 중 산학협동 프로젝트는 취업까지도 연결돼 일거양득이다.
안종혁 건국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프로는 아파도 자기능력의 90%를 발휘하고, 아마추어는 10%만 발휘한다”며 “현장 전문가와 함께하면서 프로정신을 배우는 좋은 계기”라고 전했다.
◇방학이 더 바쁜 학생들=청강문화산업대는 산학협력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학교 중 하나다. 이번 방학에는 마리이야기, 오세암 등을 제작한 마고21의 새로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과 시공사의 만화전문 서적인 플레이그라운드이 새 작품 등에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학생들이 참여한다.
이경학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자기 작품을 하는 학생까지 포함하면 학생 전원이 작업에 참여한다”며 “숙식을 학교에서 해결하며 일하는 것은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세종대는 학내 기업인 세종엔터테인먼트에서 교수들이 주도하는 작업에 학생이 참여하는 형태다. 이번 방학에는 5분 52부작인 과학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서울대 의대와 공동으로 IPTV용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 학교는 1학년 때까지만 외부 아르바이트를 허용하고 있어 2학년 때부터는 의무적으로 산학협동 과정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과 개설 이후 매 방학마다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TV시리즈 파일럿 제작을 방학기간 동안 할 예정이다.
◇안팎에서 성과 속속=산학협동 프로젝트는 실질적인 성과로도 이어진다.
가장 가시적인 부분은 취업. 이용배 한성대 교수는 “산학 프로젝트에는 2,3학년이 대부분 참여하는데 현장 전문가들이 눈여겨 보다가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상이나 상업적인 성공도 뒤따른다. 청강문화산업대 학생들이 베데코리아와 함께 만든 다다와 미미의 미술탐험대는 지난 4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밉TV에서 ‘콘텐츠 360’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종대 만화학과 졸업생인 하일권 작가가 재학 시절부터 준비해 온 ‘환봉이발소’는 파란닷컴에 연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영화판권을 계약하기도 했다.
한창완 세종대 교수는 “해마다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졸업할 때는 최소 3개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돼 어디 내 놔도 손색 없는 경력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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