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도 그린(green)이다!’
컴퓨터 역사상 최초로 1페타플롭(초당 1000조회 연산)의 벽을 깬 IBM ‘로드러너’의 비밀 중 하나는 ‘낮은 소비전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드러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면서 전 세계 500대 컴퓨터 중 성능당 가장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IBM은 전력당 성능을 낮추기 위해 프로세서까지 바꿨다. 광범위하게 쓰이는 인텔 프로세서나 파워 프로세서 대신 IBM의 셀(Cell) 프로세서와 AMD의 옵테론 프로세서를 혼용했다.
◇슈퍼컴 톱500, 전력 순위를 추가하다=19일 발표된 서른 한 번째 세계 500대 슈퍼컴 순위 리스트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항목이 추가됐다. 각 슈퍼컴의 전력 소모량을 슈퍼컴 성능과 함께 나란히 배치한 것이다.
순위를 집계하는 톱500.org 측은 “슈퍼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성능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졌다”며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친환경 기술 즉, ‘그린IT’ 채택 운동에 동참한다는 각별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발표에 맞춰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 모인 전문가들도 전력 소모량이 많은 슈퍼컴은 ‘전기 먹는 하마’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톱500 리스트 작성을 평가한 잭 돈가라 테네시대 교수는 컴퓨터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전력 소비량은 가장 중요한 컴퓨팅 기술 중에 하나다. 전력 소비 고려가 없이 몸집만 부풀리는 컴퓨터는 불필요(prohibitive)하다”고 말했다.
◇엑사플롭 컴퓨터는 그린IT가 좌우한다=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 1초에 1000조회씩 연산을 처리하는 로드러너의 전력사용량은 2345.5킬로와트(㎾). 세계 2위 슈퍼컴 IBM의 ‘블루진/L(Bluegene/L)’보다 성능은 두 배나 높으면서 전력소모량은 비슷하다(블루진은 2329.6㎾). 로드러너는 1와트로 4억8800만회 연산할 수 있지만, 블루진/L은 3억7600만회 연산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페타플롭급 컴퓨터보다 1000배 빠른 엑사플롭급 컴퓨터 시대에서 전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한다. 엑사플롭급 컴퓨터를 운용하려면 100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슈퍼컴을 가동하기 위해 사실상 전력 시설까지 지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양적, 질적으로 미흡한 우리나라=우리나라는 500대 슈퍼컴 리스트에 이름을 2개 올렸다. HP가 블레이드서버 클러스터링으로 공공 기관에 구축한 슈퍼컴퓨터가 29테라플롭스로 64위, KISTI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함께 구축 중인 슈퍼컴이 16테라플롭스로 130위에 기록됐다. 지난해 한국 사이트로는 유일하게 500위권에 올랐던 기상청 슈퍼컴은 올해부터 현업 및 백업시스템의 성능을 2개로 나눠서 집계함에 따라 이번 순위에서 제외됐다.
한편, 앞으로는 각 애플리케이션 및 사용목적에 맞는 프로세서 또는 서버를 혼용해 구축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슈퍼컴도 확대될 전망이다. IBM 로드러너 외에도 최근 SGI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2012년까지 10페타플롭스 규모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슈퍼컴도 하이브리드형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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