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시장에서 젊은 작가들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미술품 시장을 주도했던 원로 중견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인기는 시들한 반면 젊은 옐로칩 작가들의 작품들은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경매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 이는 최근 원로 중견작가들의 작품값이 너무 비싸졌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참신함과 개성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트렌드의 변화는 지난 18일에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옥션이 20∼30대 젊은 작가들 작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커팅 엣지’ 경매에서 59명의 출품작 59점 중 56점이 낙찰되는 기염을 토했다. 낙찰률이 무려 95%에 육박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국내 컬렉터뿐만 아니라 홍콩 등에서 해외 컬렉터들도 상당수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윤종석의 ‘흐르는 가벼움-별·이소룡’은 이날 경매 최고가인 3300만원에 낙찰됐다.
정해윤의 ‘아파트먼트’는 추정가의 3배에 가까운 1150만원에 팔리는 등 출품작 대부분이 예상가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 커팅엣지 경매 낙찰총액은 4억9360만원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주최 측인 서울옥션은 짭짤한 중개수익을 거뒀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중견 원로작가 작품·고미술품을 대상으로 열린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서는 출품작 311점 중 겨우 213점이 팔리는 데 그쳤다. 낙찰률은 73%에 불과했다. 인기 작가 작품의 낙찰가도 대부분 추정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예전과 달리 시들한 분위기였다.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 워홀의 작품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앤디 워홀의 1964년 작 ‘꽃(플라워)’이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추정가보다 낮은 24억원에 낙찰됐다. 정판즈의 ‘마릴린 먼로’가 6억원,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이 15억원,이우환의 1975년작 ‘점으로부터’가 9억원에 낙찰돼 체면을 세웠다.
이형수기자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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