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급락했다. 외부 악재에 취약한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로 낙폭만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역발상에 따라 투자하는 이들에게는 지금처럼 좋은 기회가 없다. 증시 조정으로 좋은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현저히 낮아졌고, 업종별 저가 메리트가 서서히 부각돼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기대감도 쏠쏠 피어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주가 하락으로 가격 부담이 적어진 장에서 그나마 매수여력을 갖춘 기관들은 어떤 종목을 선호하는지 살펴봤다.
◇기관은 IT종목을 좋아해=증시전문가들은 원화약세 수혜가 이어지고 있으면서도 유가에 충격도 적은 IT업종을 한 목소리로 추천했다. 마땅한 투자 업종이 없는 상황에서 IT종목 외 대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유니버스에 따르면 IT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매출액이 18.4%, 영업이익은 161.5%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증권사 추천종목 중 상위권 업종은 IT종목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형 IT종목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증권사 추천종목을 취합한 결과, 삼성전자를 추천한 증권사는 5개사, LG디스플레이·LS전선이 각각 2개 증권사였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 전통적으로 기관들이 관심을 가지는 종목인데 최근엔 주가하락으로 가격 부담도 덜어져 더 관심받고 있다”고 말했다.
◇힘을 비축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기관=기관들이 서서히 힘을 비축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그동안 기관들은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고객들의 펀드 환매 압력과 충분치 못한 자금여력 때문에 장에 끌려가는 처지였다. 아무리 펀드 매니저가 확신을 가지고 역발상 투자를 하려고 해도 고객들이 펀드 환매를 요구하면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면 따라서 팔아야 하는 패턴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황이 조금씩 반전되고 있다. 고객들이 기관에게 자금을 맡기는 수탁액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오히려 국내 주식형펀드로 순수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즉 기관들의 매수여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가 많이 싸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견고한 적립식 투자자금으로 인해 기관들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아직까지 유가, 인플레이션 등 대외경제의 변수가 중요한 요인이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면 기관의 본격적 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형수기자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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