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신요금 인하와 고통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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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정부에서 성난 촛불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통신요금 절감 방안을 내놓았다.

 정치적인 이슈나 실제로 얼마나 할인되는지를 떠나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쁜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이 뉴스를 접하면서 벌써부터 한숨짓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통신사업자들의 협력사 대표들이다.

 이들이 한숨짓는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식으로든 통신요금 인하가 통신사업자들의 원가 절감 방안으로 이어질 것이고,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인 협력사들의 납품 단가 인하로 불똥이 튈 게 명약관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조치가 협력사들에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있다. 요금 인하로 인한 고통을 통신사업자가 같이 나누는 데 인색하다는 점이다.

 이전의 경험에서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20%의 원가 절감 요인이 발생하면, 이 대부분이 협력업체에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한숨을 더 깊게 한다.

 얼마 전 만난 이동통신 중계기 업체의 사장은 “그동안 관행상 이 같은(통신요금 인하) 사안이 발생하면 그 부담이 협력업체 쪽으로 전가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며 “통신사 측에서는 1000억원 비용 증가도 자체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있지만, 중소 협력업체에 10억∼20억원은 생사를 좌우하는 금액”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통신사업자 장비 납품 입찰을 참가했던 업체 임원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원가 절감 노력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납품 단가에 곧바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미 정해진 사업도 마찬가지다.

 물론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모든 부담을 전적으로 통신사업자가 떠안으라는 건 아니라고 했다. 단지 조금 더 혹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고통 분담 비율을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였다. ‘어디서 날아왔는지도 모르는 작은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홍기범기자<정보미디어부>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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