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정보 홍수시대에 예견됐던 문제점들이지만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인류 공동체가 축적해온 가치와 기초마저 의미를 잃고 있다. 법도 규범도 도덕도 그 권위를 상실하고 있다. 사이버세상에서의 일탈은 수시로 현실 세계를 오염시킨다. 황금만능주의와 결탁한 정보기술과 문화는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정보통신이 우리를 경제적 윤택뿐 아니라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는가. 정보통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변화와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공은 오히려 업보로 바뀔 것이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로 단정한다. 문화가 경제적인 가능성이며 삶의 질을 높이는 특효약임을 부르짖는다. 그러나 세계 제일의 문화산업 경제력이 최고의 삶의 질이라는 가정은 검증되지 않았다. ‘더불어 사는 문화’라는 또 다른 차원의 문화가 뿌리내리지 않는 한 행복한 세상은 공염불이다.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정보통신과 문화산업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목표를 설정하자. 일단 목표를 유비토피아(유비쿼터스+유토피아)로 수정하자.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유비쿼터스사회는 정보화사회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솔루션이 돼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환경(유비쿼터스)’을 활용해 ‘아무 데도 없는 이상향(유토피아)’을 이룩하는 비전을 세워야 한다. 이제는 인류의 경제 성장 역할을 해온 기술이 경제적 풍요와 같은 수준의 행복을 만들어 내야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문화산업도 인류의 행복 증진이란 비전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행복한 사회 만들기’ 문화를 만들고 공유해야 한다. 자유와 책임의 균형이 잡히고 남을 배려해 행복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문화를 세워야 한다. 다양한 미디어의 상업적 성공에 대해 사회적인 책임도 같이 부담해야 한다. 익명성을 가면으로 인권과 공익을 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패러다임이 바뀐 지식산업사회에서 인류사회가 더불어 살면서 쌓았던 공통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정보산업과 문화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방법은 오늘날 또 다른 궁리의 중심에 있는 융합, 학제, 통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정보통신과 문화산업은 인문 사회 경영 과학 기술 문화 예술로 손을 내밀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김영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yjkim@gitc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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