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냐, 약이냐, 바이오연료를 보는 3가지 시선

 불과 2년 전만 해도 바이오연료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 그 자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곡물 값 폭등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바이오 여론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실체는 무엇일까. CNN은 바이오연료에 대한 경제학자, 과학자, 환경운동가 등 서로 다른 3개 목소리를 소개했다. 분석 내용은 달랐지만, 바이오연료에 대한 흑백논리는 경계했다.

# 경제학자

- 케이드 위브 : 국제연합(UN)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에서 경제사회개발 부문 서비스 수장. 그는 바이오연료에 초점을 둔 식량 및 농업에 관한 연례보고서 9월 중 발표 예정

그는 최근 식량 사정에 바이오연료가 심대한 영향을 미친 것을 ‘사실’로 규정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전혀 새로운 수요(바이오연료)가 발생했고, 이는 농산물 가격 폭등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요인도 있다. 국제 식량 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유가가 올라 농산물 생산 단가가 올라갔고, 호주와 같은 농산물 수출 대국에서는 생산량도 줄였다.

“각 요인이 가격 폭등에 어떤 비율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석하기 불가능하지만, 이 모든 문제가 뒤엉키면서 각국에서는 자국민 보호를 위한 농산물 수출 규제까지 나서는 판이 됐습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바이오연료의 형태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브라질의 사탕수수는 연료로 쓰기에 효율성도 높아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옥수수는 생산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바이오연료로는 적합하지가 않죠.”

# 과학자

- 리처드 파이크 : 영국왕립화학회 수장. 2006년까지 20년 동안 정유산업에서 일했다. 그는 바이오연료로 대륙횡단을 비행(편도)하기 위해서는 풋볼 경기장 30개 정도의 면적에서 1년 동안 경작한 곡물이 필요하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았다.

“바이오 연료를 쓰느냐 마느냐는 것은 나라마다 사정이 다릅니다. 결국, 지역 단위 상황에 따라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어요.”

사방이 농경지로 둘러싸여 있고, 곡물 생산량이 많은 곳이라면, 바이오연료를 대체 연료로 쓸 만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유럽연합은 2010년까지 바이오연료의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 5.75%까지 올린다고 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만약 영국에서 그 수준까지 올리려면 영토의 5%를 경작지로 바꿔야 하는 데 말도 안되는 소리죠.”

특히 그는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물다양성(bio diversity) 관점에서 농작물을 과다하게 재배하는 것이 전세계 생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현재 전세계 에너지의 8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데, 당분간 이 수치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 환경운동가

- 디팩 루그하니 : ‘바이오연료감시단(Biofuelwatch)’라는 환경운동단체 사무국장. 최근 이 단체는 영국에 바이오연료 주유소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다.

그는 기후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고안된 바이오연료가 오히려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마존 열대 우림이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해 파괴되고 있으며, 남미 최대 규모의 사바나인 세라도가 사탕수수 농장 건설을 위해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삼림 파괴가 기후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특히, 식물성 유지가 연소할 때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와 각종 부산물은 호흡기와 심장혈관계 등 인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잘못된 해법을 막기 위해서 우리는 풍력, 태양열 에너지, 지열, 조력 등 진짜 재생에너지를 권장합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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