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지난달 30일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정부조직 개편 등에 따라 변화될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여야가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어 원 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17대 국회에서 17개였던 상임위 수는 1∼2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각각 교육과학기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재편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를 폐지하자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과기정위의 과학 부문은 기존 교육위원회로 이관하고, 정보통신 부문은 ‘방송통신위원회를 소관하는 위원회’로 이관하는 것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교육위는 교육과학위로 확대된다.
방통위 소관을 어느 상임위에서 할지가 논란거리다. 기관의 위상에 따라 소관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맡고 있는 기능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한나라당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방통위는 청와대 등을 담당하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맡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반면에 민주당은 방통위가 수행하는 역할 등에 비추어 문화관광위원회가 담당하는 것이 맞다는 쪽이다.
이와 함께 환경노동위 존치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한나라당은 존치를 요구하지만, 민주당은 폐지해야 한다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상임위 명칭도 정부부처 명칭 변경에 따라 일부 변경된다. 산업자원위는 지식경제위로, 재정경제위는 기획개정위로, 건설교통위는 국토해양위로, 행정자치위는 행정안전위로, 문화관광위는 문화체육관광위 등으로 각각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어 원 구성 법정시한인 오는 7일까지 협상을 마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수차례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양당 원내대표 회담이 민주당의 쇠고기 고시에 대한 반발로 무산돼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한편 한나라당 원 구성 협상 실무책임을 맡은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상으로는 5일까지 원 구성을 다 마치도록 하라는 것이 취지인데 현재 상태로 보면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야당들의 교섭 실무책임자들을 만나 조속한 시일 안에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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