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세계 IT시장 현황-폐가전으로 자원부국 꿈꾸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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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간 귀금속이나 희소금속의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 2005년에 비해 2배 수준에 달했다. 천연자원 빈국인 일본이 매우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폐가전제품을 적극 활용하면 일본이 오히려 자원 부국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대두해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금속자원이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와 같은 형태로 일본 국내에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금속자원 중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도시 광산(urban mining)’라고 불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도시광산이란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 나온 재활용 개념으로 가전제품 등 도시에서 대량으로 배출되는 폐기물을 추출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유용한 자원이 다수 존재해 이를 하나의 광산으로 표현했다.

 일본 독립행정법인인 물질 재료 연구기구가 지난 1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도시 광산 규모는 세계 최대에 달한다. 일본의 도시 광산의 금 축적량은 약 6800톤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매장량의 16%에 달하는 규모며, 은은 약 6만톤으로 세계 매장량의 22%, LCD TV나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희소금속인 ‘인듐’은 약 1700톤으로 세계 매장량의 61%가 일본에서 잠자고 있다고 한다. 도시 광산에서 묻혀있는 자원의 금속함유비율은 매우 높다. 금광의 광석 1톤을 채취해 얻는 금은 평균적으로 4g 정도에 머무는 데 비해 휴대폰 1톤에 포함돼 있는 금은 약 280g에 이른다. 이 때문에 광석을 사다가 제련하기보다는 재활용 원료를 처리하는 쪽이 이익률이 높다는 얘기가 과장된 것은 아니다.

◇일본기업들의 폐가전제품 재활용 노력=도시광산을 발굴하려는 일본 기업 간의 기술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금속가격이 낮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자원 재활용 관련 설비투자가 금속가격 급등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일본의 가전 업체나 비철금속 기업들은 도시 광산 발굴 기술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마쓰시타는 올해 2월 폐가전제품 중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혼합물로부터 금속만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발표했다. 도시 광산의 활용은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 광산이 헐값으로 해외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현재는 이와 같은 희소금속이 폐기물로 취급돼 저가로 일본 국외에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2001년 가전제품재활용법이 제정돼 현재 브라운관 텔레비전·에어컨·냉장고·세탁기 네 품목은 함부로 버릴 수 없다. 이 제품들을 버릴 때 소비자는 일정의 재활용 요금과 수집·운반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회수한 폐가전제품은 제조한 가전업체에 넘어가 사용 가능한 부품과 원자재를 추출해 신제품에 사용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재개정을 통한 폐가전제품 재활용 강화=그러나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이와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 재활용이 의무화돼 있는 폐가전제품이 재활용 과정에서 사라지는 사례가 잇달아 보도돼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환경성의 추산에 따르면, 재활용을 위해 가정으로부터 회수되는 4개 품목의 폐가전제품은 2005년에 약 1700만대로 이들 중 가전업체에 제대로 전달된 것은 1160만대에 머물렀다. 회수된 폐가전제품의 3분의 1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성 및 업계관계자들은 행방불명된 폐가전제품의 상당수가 중고시장을 통해 중국 등 타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가전제품 재활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본 국내에서만 자원이 순환된다는 전제에 입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 제정 당시, 폐가전제품이 해외에 수출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후 자원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중국 등 아시아 타국가로의 수출은 경제적 수지가 맞게 됐다. 따라서 경제산업성과 환경성은 가전제품재활용법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폐가전제품의 불법 유출 방지를 위해 유통에 관한 기록 및 보고 의무화 도입과 대상 가전제품을 확대 및 크기에 따라 재활용 요금을 차별화하는 것이 골자다. 일본은 충분한 재활용 기술이 축적돼 있어 앞으로 도시 광산 발굴의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KOTRA 오사카무역관 과장 yurika76@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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