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가공)업체인 대만 TSMC가 조만간 반도체 가격을 올린다.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 TSMC에 반도체를 위탁 생산해 온 인텔 등 반도체업체들의 제조 원가가 상승해 반도체 업체들의 순익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AP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몇 달 새 국제유가와 대만 물가가 치솟아 제조 비용이 늘어난데다 450㎜(18인치) 최첨단 반도체 제조라인 신규 투자로 자금 압박에 시달린 끝에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TSMC는 이달 초 삼성전자, 인텔과 함께 오는 2012년까지 반도체 웨이퍼 규격을 450㎜로 전환하는데 협력키로 합의한 바 있다. 450㎜ 웨이퍼 공장 하나를 짓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100억달러로 300㎜웨이퍼 공장 건설 비용의 3배에 달한다.
존 첸 TSMC 글로벌 영업·마케팅 부사장은 “우리는 장기적으로는 구조적인 이윤압박에, 단기적으로는 유가와 인플레이션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첸 부사장은 “가격 인상은 최신 공정 반도체에 한해서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가격 인상 폭이나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대만의 물가는 3.86% 올랐으며 유가와 곡물가 등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코어 인플레이션)는 3.1% 올라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verage Selling Prices)은 지난해 이후 계속 떨어져 TSMC의 지난 1분기 순익은 전 분기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TSMC는 2분기 매출 역시 1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TSMC의 가격 인상이 당장 반도체 시장 전체에 당장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컨설팅업체 BNP 파리바스의 에릭 첸 에널리스트는 “TSMC가 가격을 올리더라도 고성능 반도체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반도체 업체들은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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