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 아니라 진화를 택했다.”
“사린의 성과를 잇기가 녹록치지 않을 것이다.”
물러나는 아룬 사린 보다폰 CEO의 후임으로 비토리오 콜라오(46·사진) 현 유럽 담당 본부장이 공식 지명되자 보다폰의 향배에 대한 각계의 논평이 이어졌다.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는 콜라오 체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평가했다. 콜라오가 2004년 RCS 미디어그룹 CEO를 맡기 위해 잠시 보다폰을 떠나있는 기간 외에는 옴니텔이 피인수된 2000년부터 보다폰에 몸을 담아온데다 현재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유럽지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과 전략을 잘 아는 그가 보다폰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문제는 지금부터. 아룬 사린이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이뤄낸 성과의 뒷감당을 해내야 한다는 점이 그의 앞에 놓여진 과제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유럽시장에서의 성과를 보완해야 하는 한편, 그동안의 성장의 뒷힘이 됐던 인도와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에서의 위기 요인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이들 시장은 급속한 물가상승으로 인해 비용은 높아지는 한편, 성장률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린이 CEO로 부임한 2003년 이후 보다폰의 주가는 39%가 뛰어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15%가 빠진 상태다.
사린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럽시장에서는 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아프리카 시장에는 서비스 지역을 늘리는 데에 공을 들여왔다. 반면에 콜라오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계산이 빨라 회사에 부담을 주는 인수합병은 뒤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금이 적기”라며 물러난 사린의 뒤를 이어 콜라오가 보다폰 제국의 신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정지연기자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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