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닥, 독일 아그파와 함께 세계 제 3대 아날로그 필름 제조업체의 대명사였던 일본 후지필름이 신약 개발업체로 거듭났다.
지난 2월 중견 제약업체 도야마화학을 자회사로 인수,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제2 도약의 나래를 펴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 사업의 방향타를 잃고 실적 부진을 거듭해온 후지필름이 향후 10년내 의약품 사업에서만 1500억엔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자신했다. 5년간 120억엔의 손실을 보여온 도야마화학은 후지필름의 지원사격으로 제약 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시게타카 코모리 후지필름홀딩스 대표는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의약품은 필름과 같이 소모품 사업이 아니다”면서 “향후 2∼3년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신약 2∼3종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주가 역시 기록적이다.
도야마화학은 후지필름에 피인수된 이후 지난 1년간 연중 최고치에 육박하는 주가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후지필림의 주가도 인수합병(M&A) 발표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히사시 모리야마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도야마화학이 확보하고 있는 신약 관련 지적재산권은 후지필름의 이익 창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윈-윈’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도야마화학은 조류인플루엔자(AI) 치료제 ‘T-705’을 개발, 임상 실험 중이다. 이 신약의 상용화가 성공할 경우, 유일한 AI 치료제로 알려져 있는 스위스 로체의 ‘타미플루’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를 바탕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내는 한편, 일본 제약업계의 리더인 타케다제약·아스텔라스제약 등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업체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코모리 대표는 “우리는 도야마화학이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겠다”면서 “디지털 영상 사업과 의약 사업으로 후지의 명성을 다시 떨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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