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일본 아케이드 게임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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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케이드 게임 왕국의 명성, 이대로 끝나는가.’

7조원 대 규모의 일본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댄스댄스레볼루션(DDR)’부터 ‘비트매니아’·‘철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히트작으로 전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일본 아케이드 게임이 닌텐도 ‘위’를 필두로 한 새로운 ‘놀거리’에 밀려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로이터는 일본의 아케이드 업계가 게임장의 수를 줄이는 혹독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섰다고 전했다.

△닌텐도 위, 아케이드 최대의 적= 90년대 초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득세로 아케이드 게임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여타 국가들과 달리 일본 시장은 다채로운 아케이드 게임기와 끊임없는 대작의 출현으로 인기를 유지해왔다. 일본 아케이드 게임 시장 규모는 여전히 6조9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2006년 닌텐도의 야심작 ‘위’의 등장을 계기로 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장을 가지 않고도 집에서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닌텐도 위는 5월 현재 일본에서만 총 600만대가 팔려나갔다. 일본 인구의 4.71%가 위를 즐기는 셈이다. “비싸고 시끄러운데다 담배 연기로 가득찬 오락실(아케이드 게임장)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테마파크에 가거나 집에서 닌텐도나 플레이스테이션3로 놀면 되니까요.” 일본의 한 15세 청소년의 말은 현재 일본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직면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세가 등 명성에 흠집=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아케이드 게임 업계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 시장의 대표 주자인 세가새미홀딩스는 전체 게임장의 무려 25%에 달하는 110개 아케이드 아울렛의 문을 닫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남코반다이홀딩스도 운영 중인 게임장의 20%에 해당하는 50∼60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굳이 아케이드 게임 센터를 찾지 않고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무궁무진해졌기 때문이다. 최첨단 그래픽으로 무장한 콘솔 게임이나 닌텐도DS·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과 같은 휴대형 게임기기도 새로운 경쟁자이다. PC나 휴대폰용 게임도 무시할 수 없다.

△아케이드 왕국 신화 재현 부심= 이처럼 시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주요 아케이드 게임 업체들은 실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대다수 대형 업체들은 완구·소프트웨어·아케이드 게임기기 등 다각도로 사업 다변화에 나섰다. 가족들이 많이 찾는 게임장에서 라이브쇼를 펼치는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캡콤은 격투 게임의 고전인 ‘스트리트파이터Ⅳ’를 새롭게 선보임으로써 옛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스퀘어에닉스의 타이토사는 브랜드 디자인과 점포 혁신이 한창이다. 요이치 와다 스퀘어에닉스 대표는 “아케이드 산업은 전환점에 놓였다”며 “업계가 “신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외부 업체들을 영입하고 연인이나 나이 많은 세대를 위한 게임을 개발하는 등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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