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15일 임직원에게 이임사를 보내고 ‘현장 삼성맨’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신임 이윤우 부회장은 공교롭게 지난 14일부터 출장길에 올라 다음주부터 정식으로 총괄 부회장의 역할을 맡아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윤 고문은 짤막한 ‘퇴임의 변’에서 42년 동안의 삼성 생활과 관련해 “삼성은 내 인생의 모든 것이자 그 자체였다”라며 삼성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담았다. 또 “최고 인재와 함께 지구촌을 대상으로 펼친 치열한 대회전 속에서 우리는 실패가 아닌 승리를 좌절이 아닌 극복과 도전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회고했다.
윤 고문은 “삼성전자 직원으로 살아온 인생에 만족한다”라며 “홀가분하게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만 삼성전자는 영원히 내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이번 일선 후퇴를 앞두고 상당한 고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더욱 발전하는 회사의 모습을 뒤에서 열심히 성원할 것”이라며 “우리의 꿈이었던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를 꼭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배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윤 고문은 “자만을 경계하고 성공에 도취하지 말고 항상 새롭게 변화하고 혁신을 계속해 달라”라며 “항상 적극적으로 도전과 변화하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지시를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 고민하고 깨우쳐 길을 열어나가는 창조적 리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 고문은 CEO 용퇴 배경도 언급했다. 그는 “2년 전부터 후진 양성을 위해 퇴진해야겠다고 생각해 왔다”라며 “삼성전자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기 위해 위로부터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해 결심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윤 고문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윤우 신임 총괄 부회장 대표는 14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에따라 이 부회장은 19일부터 공식 활동에 나서고 다음주 수요일 예정된 그룹 사장단협의회도 이끌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대외 협력을 맡을 당시 잡혀 있는 출장 때문에 외국에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총괄대표 직함을 달고 공식 활동에 나서는 시점은 추가 임원 인사가 끝난 이후인 다음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1일 사장단 인사 이후 처음 열리는 수요 사장단회의를 주재한다. 지금까지는 윤종용 삼성전자 전 부회장이 맡았었다. 수요 회의는 오는 7월 출범하는 사장단협의회로 대체된다. 현재로서는 이 부회장이 수요 회의에 이어 사장단협의회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삼성이 예정대로 16일 오후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그러나 관심이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해외 근무지는 다음주 초 발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삼성의 주요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16일 오후 예년과 같은 수준인 400명 선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건은 승진으로 이재용 전무는 보직 인사에 해당돼 다음주 초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전무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인도·중국 등 여러 지역이 거론돼왔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거취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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