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로 본 MS의 야후 인수 결렬 `후폭풍`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후 인수가 3개월 만에 결렬로 일단 막을 내렸다. 적대적 인수를 막은 야후는 승자일까. MS는 인수 야욕을 완전히 접은 것일까. 인터넷 업계의 거물과 주변 인물들의 ‘말말말’로 인수 결렬 후폭풍을 정리했다.

 

 # “야후는 과욕으로 큰 기회를 놓쳤다”

 괄괄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스티브 발머 MS CEO는 작심한 듯 야후 수뇌부를 비난했다. “우리는 인수 제안가를 50억달러 가까이 높이는(주당 33달러, 47억5000만달러) 등 최선을 다했다. 야후의 제안(주당 37달러)은 말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야후가 구글과 광고 협력에 나선 것이 결렬 이유가 됐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야후와 구글 사이의 어떠한 계약도 성사될 수 없고 그것은 MS와의 협력을 방해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지만, MS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5일 주가는 MS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이날 MS 주가는 인수 비용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렸다는 점에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장기적으로 구글과 맞설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국 하락세로 마감됐다.

 헤닝 카거만 SAP CEO는 “MS는 야후를 사야 했다”면서 “MS의 위험은 기업 시장이 아니라, 소비자 시장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년 전 MS의 SAP 인수설에 시달렸던 그로서는 MS가 야후를 인수함으로써 숨통이 트길 바랐다.

 # “복합적인 감정(mixed feeling)이다. 우리는 아직 열려 있다.”

 제리 양 야후 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인수 결렬 후 야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주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야후의 주가가 ‘인수설’이 불거지기 전 수준인 19.18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 CEO는 “공통의 장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지 몰랐다). MS는 먼저 시작하고 먼저 나가 버렸다. 그러나 야후는 MS가 돌아올 것에 대비해 (협상의) 문을 열어둘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는 “이 순간 중요한 것은 우리를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드는 유일한 수단이 웹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 “난 MS한테 주식을 팔겠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야후 2대 주주인 빌 밀러(레그 마슨 포토폴리오 매니저)는 “제리 양 CEO에 분노한다”면서 “보유한 야후 주식을 34∼35달러에 MS에 팔겠다”고 말했다. 이 가격은 야후가 최종 제시한 37달러보다는 낮고 MS의 최종 제시가 33달러보다는 약간 높다. 로이터는 야후 주주들 중에는 주가 하락의 책임을 물어 소송까지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토드 대그레스 스파크 캐피탈 파트너는 “MS가 주당 33달러 수준에서 야후를 살 수 있는 기회는 또 있을 것이다. MS의 희망은 야후 주주들이 화를 내며 MS를 돕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구글은 신났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버드비즈니스쿨 데이비드 B. 요피 교수는 “구글은 IT산업에서 다른 어떤 기업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고, 팀 오라일리 오라일리미디어 대표는 “80년대 MS가 비전을 실현했던 것처럼 구글도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뉴욕타임스 블로그(Bits)는 “야후 주가는 하염없이 떨어지겠지만, 페이스북·타임워너의 AOL 등 MS의 인수 타깃이 되는 다른 업체들의 몸값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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