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컨벤션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백발백중 실패하고 맙니다. 그 지역의 특화된 산업군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분석한 뒤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히트치는 전시회 제조기로 유명한 박상민 대구EXCO 전시팀장은 “전시 아이템은 수없이 많지만 섣불리 전시회를 만들면 안 된다”며 “적절한 시점과 주도면밀한 분석이 바로 대박 전시회를 만드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최근 전시시즌을 맞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국내는 물론 해외로까지 날아가 전시회에 참가할 기업과 바이어를 유치하는데 일분일초가 아까울 지경이다.
“지난달 말 끝난 5년차 소방안전엑스포가 소방이라는 단순테마에서 벗어나 IT기술을 접목한 첨단소방장비들을 갖추고 해외 40개국의 바이어들이 참석하는 국제 첨단종합안전박람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에 남다른 감회가 느껴지더군요.”
박 팀장이 지난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사건을 보면서 화재참사의 도시의 오명을 벗고 안전도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기획한 소방안전엑스포가 소방 전문전시회로 국내외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와 팀원들이 기획해 만든 전시회는 줄잡아 15개 정도. 소방안전엑스포를 비롯해 이달 21일 개막하는 그린에너지엑스포, 지난 3월 열렸던 대구국제광학전 등이 대표적인 히트작품이다. 이 가운데 2003년 11월 대구에서 열린 세계솔라시티총회를 계기로 만든 그린에너지엑스포는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신재생에너지분야 전문전시회로 성장했다.
박 팀장이 전시컨벤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구시 공무원으로 있을 때 부터. 그가 2001년 4월 EXCO 개막행사를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 3년간 EXCO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다가 결국 22년간의 공직생활을 내던지고 민간기업인 EXCO로 아예 자리를 옮겼다.
“대구는 안경과 섬유, 기계금속분야에 특화돼 있는데 시 지원으로 해외유학을 가 있을 때 안경분야 해외전시회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대구국제광학전도 그렇게 만들어졌는데 결국 첫 회(2002년)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는 오는 11월 개막을 목표로 지능형자동차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대구가 자동차부품산업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전시회가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시컨벤션에 대한 효과는 우선 전시회 자체만의 성공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효과와 함께 관광, 기획, 디자인 등 전시컨벤션과 관련된 산업에 대한 성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박 팀장은 그러나 일명 미투(짝퉁)전시회에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미투전시회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역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단순 따라하기 식 전시회는 도태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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