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MB정부가 출범했다. 실용을 바탕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기본방향으로 설정됐다. 시장 경제를 중시하고 실물경제를 챙기기 위해 현장밀착형 행정으로, 또 시장상황이 정책으로 즉시 피드백되는 체제를 구축함과 아울러 기업인과 핫라인도 개통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방향이다. 실용적인 정책을 맡아 추진해나갈 청와대 핵심 라인과 부처의 장차관 그리고 외청장과 위원회 위원장 같은 인적 구성을 보면 많은 유능한 인재가 발탁, 등용됐다.
나는 IT분야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실용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IT산업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IT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여러 산업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수출에서 우리나라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무역흑자 면에서도 큰 공을 세우고 있다.
IT 산업이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이면에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컸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전자교환기·메모리반도체·CDMA 이동통신·디지털TV·와이브로·DMB 등을 일궈낸 것은 산학연의 모든 역량이 한데 집중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이를 실현하는 데 정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들 사업은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IT와 같은 첨단 기술분야는 발전의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이 빨리 올바른 결정을 해야만 치열한 경쟁상태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방송과 통신이 급속히 융합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기준은 방송과 통신을 따로따로 규정하고 있어 새로운 신제품 개발과 시장출하가 지연되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MB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설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정책 라인의 인적 구성을 보면 거시경제 전문가가 많이 등용돼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미시경제의 실물 흐름을 정확히 아는 분야별 전문가 활용이 절실히 필요하다.
많은 중소기업인은 국제금융, 환율보다는 당장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시장규제나 기술기준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봇대 뽑기가 하찮은 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해당 기업에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각 분야에서 미시적으로 움직이는 역동성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이루어 낼 수 있다. 각 골짜기에서 솟아난 샘물이 모이고 또 모여 시냇물을 만들고, 시냇물이 다시 큰 강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냇물 없이 큰 강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시냇물의 흐름은 큰 강물과 흐르는 속도와 굽이치는 모습 등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거시경제 전문가, 미시경제 전문가, IT 전문가, 여러 분야별 전문가가 조화롭게 구성될 때 우리나라 경제도 조화롭게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 새롭게 출발한 이명박정부가 진정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IT산업을 이끌 적극적인 IT인재 활용이 요구된다.
thkim@cablere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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