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더 이상 목소리만을 전달하는 통화수단이 아니다. 영화와 게임을 즐기고, 그날 그날의 일정을 관리해주는 것은 물론, 날씨와 주가 정보, 심지어 요리에 필요한 재료 목록까지 전해주는 생활의 필수 정보도구다.
지난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미래 모바일 산업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주제의 콘퍼런스에서 현지 이동통신 전문가들이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고 다양한 제안을 내놓았다.
700㎒ 주파수 경매가 끝난 시점인 만큼 AT&T·버라이즌 등이 어떤 신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까지 몰리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3Gb 영화를 휴대폰에?=초당 1∼2MB 수준의 동영상을 주고받는 것이 고작인 현재의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100MB급은 물론 Gb급 데이터도 처리하는 날이 올 것이다.
미네소타대학 디지털기술센터의 앤드류 오딜리즈코 교수는 이동 중에도 3Gb짜리 영화를 노트북PC로 내려받고 동시에 20MB의 파워포인트 파일을 e메일에 첨부해 보낼 수 있는 시대를 대비하라고 말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에 제한을 둔 사고는 미래의 서비스를 설계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패널로 참석한 존 브리튼 AT&T 대변인 역시 “향후 3년간 모바일 시장의 킬러앱은 ‘동영상’이 될 것”이라면서 확보한 700㎒ 주파수를 초고속 데이터 송수신에 집중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장하는 LBS=‘현재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맛집은?’ 휴대폰이 이같은 질문에 가장 적확한 답을 주는 도구가 될 것임은 의심치 않는다.
오스틴무선협회의 에린 데포제 회장은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이동통신시장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LBS가 단순한 위치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위치를 기반으로 지능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 근처 박물관 안에 소장된 유물들이 어떤 게 있는지 휴대폰을 통해 미리 3D 사진으로 검색해 들어갈지 말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인근 레스토랑의 메뉴는 물론, 내부 인테리어까지 살펴보고 식사를 할지 말지 판단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휴대폰이 주민등록증 대체=휴대폰 내에 IC카드를 장착해 각종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됐다. 한 걸음 나아가 휴대폰이 사용자를 인식하는 보안 도구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키아는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를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카네기멜론대학은 휴대폰을 보안인증 도구로 활용하는 연구를 벌이고 있다.
멀티미디어인텔리전스의 딕슨 연구원은 “앞으로 모바일 기기와 이동통신 주파수는 동영상 스트리밍·게임·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용도 뿐만 아니라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하는데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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