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 유출 관련 소송이 봇물을 이루면서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참여할지와 보상 규모는 어떨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송 참여 및 보상액 규모는 향후 개인정보를 다루는 사회 문화 전반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변수로 꼽힌다.
이번 사태가 개인정보관련 법률 및 제도의 정비, 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태도 등이 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 사태 확산=다음, 네이버 등 주요 포털의 커뮤니티에는 옥션·하나로텔레콤·LG텔레콤 등에 대한 소송 모임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27일 현재 주요 포털에서 관련 소송 건을 검색하면 옥션 관련 80여건, 하나로텔레콤 관련 30여건, LG텔레콤 관련 10여건 등이 나온다. 대부분이 법무법인 내지 변호사 개인이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이 사건은 법조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소송이 이렇게 확산하는 것은 과거 국민은행·LG전자·엔씨소프트 등의 사건에서 1인당 10만∼70만원까지 받은 판례가 있다. 또 최근 사회 분위기를 타고 승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간 경쟁 확산으로 소송 참여 비용도 처음에는 1인당 3만원가량이었으나 일부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무료 참여를 받기도 했다.
◇얼마나 참여할까=옥션 1081만명, 하나로텔레콤 600만명 등 피해자 전원이 참여할 경우 사실상 피의 업체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 천문학적인 보상을 해야 한다. 과거 판례를 기준으로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다고 하면, 옥션의 경우 1조원을 넘게 배상해야 한다. 고의적으로 고객정보를 판 하나로텔레콤은 보상 규모가 더 많을 것으로 법조계는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참여자수는 피해자의 10%도 안될 것으로 추정된다. 소송이 3심제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다, 명확하게 2차 피해를 입지 않은 피해자가 무리하게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보상액도 일부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 피해와 위자료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손해가 명확한 것에 대해 배상하는데 만일 피해가 없었다면 위자료는 기준이 없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상이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해석이다.
해냄합동법률사무소 백갑선 변호사는 “미국 등에서는 위자료보다는 실제 피해에 대해서 많은 액수를 판결하지만, 국내는 실질 배상액이 크지 않은 등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도 사회적 여파 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업체가 도산할 만큼 조단위의 배상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법률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향후 전망=이번 소송으로 개인정보에 대한 법적·행정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집단소송제 도입 여부가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해킹을 100% 막을 수 없는만큼 피해 사실의 적극적 공표와 공동 대처 등을 위한 제도 마련 요구가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 해킹 피해 시 이용자에게 통보하지 않으면 해당업체 임직원을 형사 처벌을 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지난 2003년 마련됐으며, 미국 30개 주에서 유사법 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업들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이용자 정보 수준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국대학교 법과대학 황도수 교수는 “그동안 기업들이 규제기관을 무서워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를 무서워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개인정보 이용 등의 수준이 선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규태기자 star@
IT 많이 본 뉴스
-
1
쏠리드, 작년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15%…1위와 격차 좁혀
-
2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3
“5G특화망 4.7GHz 단말 확대·이동성 제공 등 필요” 산업계 목소리
-
4
'서른살' 넥슨, 한국 대표 게임사 우뚝... 미래 30년 원동력 기른다
-
5
美 5G 가입건수 우상향…국내 장비사 수혜 기대
-
6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ICT분야 첫 조직 신설…'디지털융합촉진과'
-
7
KAIT, 통신자료 조회 일괄통지 시스템 구축 완료…보안체계 강화
-
8
[이슈플러스]블랙아웃 급한 불 껐지만…방송규제 개혁 '발등에 불'
-
9
SKT, SK컴즈 등 3개 계열사 삼구아이앤씨에 매각
-
10
티빙-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새해 3월 종료…“50% 할인 굿바이 이벤트”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