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든용의자 DNA 채취" 발표 논란

 ‘한 해에 100만명의 DNA정보를 수집한다고?’

 미국 정부가 연방법에 의해 체포된 모든 사람들과 불법 이민자의 DNA 정보를 수집하겠다고 나서 이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에릭 애블린 미국 법무부 대변인은 “정부는 향후 연방법을 어긴 모든 용의자의 DNA 수집에 나설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현재 미국 정부는 연방법을 어긴 범죄자의 DNA만 정기적으로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연방법에 따라 체포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DNA수집을 확대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DNA 정보 수집이 폭력, 강간 등의 강력 범죄를 막겠다는 원래에 취지를 넘어 지문채집만큼 당연시될 수 있어 변호사들과 시민단체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DNA 수집의 범위가 넓어지면 가족관계와 유전정보 등 개인적인 정보가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니어 시몬챌리 미시민자유연맹(ACLU) 과학 고문은 “평범한 시민들도 이른바 범죄자의 목록에 오르게 될 것”이며 “정부는 선량한 시민과 범죄자를 구분하는 경계선을 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연방등록부(Federal Register)가 제안한 법안에 따르면 미국인 뿐 아니라 미국 당국에 의해 체포된 외국인도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이 법안이 적용된다. 따라서 범죄자가 아니더라도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되면 DNA 채집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무고한 시민의 보호를 위해 DNA 정보 수집을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미국 의회는 2006년 여성보호를 위해 DNA 수집을 확대 실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존 킬 공화당 상원의원은 “10년 전부터 이 정책을 확대했다면 무고한 목숨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며 “입 안쪽의 상피 세포를 면봉으로 긁어내는 번거로움을 통해 범죄자를 색출할 뿐 아니라 범죄예방에도 큰 효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매년 120만명의 사람들이 범죄로 인해 국가 데이터 베이스에 등록되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와 접한 미국 국경에서는 87만명 이상이 조사를 받았다. 법무부는 DNA 수집 규정에 따라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법무부에 DNA 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합법적인 이민자나 이민 신청자의 DNA 수집은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동인기자 d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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