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융합 환경은 또 다른 기회다. 인터넷 환경의 발달과 콘텐츠 보호가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서 불법 복제 규모는 급증했고 이로 인해 영화계는 부가 시장을 창출할 기회를 잃었다. 현재 한국 영화의 대부분은 85% 이상을 극장 수입에 기대는 기형적인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뉴미디어의 출현은 영화계의 수익구조를 개선해줄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씨네21아이가 오는 5월 본격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인 ‘즐감’은 융합 환경을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즐감은 불법으로 유통되던 영화 파일을 디지털저작관리(DRM)를 입힌 합법 파일로 교체, 이를 토대로 정산을 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불법 복제의 온상으로 지목된 웹스토리지 사이트와 제휴해 온라인에서 건전한 유통을 이끌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대안이다.
융합 환경에서 영화계의 또다른 과제는 적정한 대가를 받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이다. 과거에는 IPTV·DMB와 같은 뉴미디어에 부가 판권을 넘길 때 헐값에 넘기는 일이 허다했다. 또 뉴미디어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영화 배급업체들이 협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합리적인 계약 조건만 마련된다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수익 다각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런 갈등을 해소하고 뉴미디어 시장에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부가 판권 계약시 참조하게 할 전망이다.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은 “부가 판권 시장이 적어도 20%는 돼야 영화의 수익구조가 다변화돼 안정적인 제작 기반이 조성된다”며 “이는 올해 영화계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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