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내국인들에게도 휴대폰 등록이 허용된 첫날인 14일 아바나 시내 곳곳의 휴대폰 등록소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고 AP가 전했다.
쿠바에서 휴대폰 전화번호를 개통하려면 120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는 현지 노동자들의 6개월치 월급이다. 이에 불구하고 아바나 시내 곳곳에는 휴대폰을 등록하려는 인파가 몰려 보통 1시간 이상씩 줄을 서서 기다렸다.
아바나의 구 시가지에 있는 오비스포 스트리트의 한 등록소 앞에는 90여명이 길게 줄을 서서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으며, 아바나의 신도심 마라마르의 한 사무소 밖에도 신청자들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줄을 선 사람들의 대부분은 10대와 대학생들로, 이들은 값비싼 선글라스와 최신 유행의 옷을 입고 있었다.
쿠바에선 지난 1991년부터 휴대폰 사용이 허용됐지만 고객은 외국인들과 고위 공직자들로 한정돼 일반인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이 와중에도 형편이 넉넉한 수 천명의 쿠바인들은 외국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폰을 불법으로 구입해 사용해왔다. 내국인 휴대폰 가입이 허용된 것은 14일부터로, 쿠바 관영 전신회사가 텔레콤이탈리아와 합작해 내국인 대상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최정훈기자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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