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내비시장 투톱, 성장 부진 늪서 `허우적`

 전세계 내비게이션 단말기시장에서 쌍벽을 이뤄온 톰톰(TomTom)과 가민(Garmin)이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해온 네덜란드 톰톰은 경쟁사의 난립에 따른 가격 하락에 성장세가 멈춰섰고, 가민은 달러화의 가치 하락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두 회사의 전망을 더 어둡게 하는 것은 세계적인 전자지도업체까지 인수해 내비게이션 시장 본격 진입하고 있는 노키아 같은 대형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공격적 행보다.

◇톰톰 폭탄 맞은 가민=톰톰은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줄어든 2억6000만∼2억7000만유로에 머물것이라고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연간실적도 18억∼20억유로로 낮춰 잡았다. 이같은 소식에 톰톰의 이날 주가는 14%나 폭락했다.

불통은 대서양 건너 경쟁업체인 가민에게도 튀었다. 가민은 톰톰의 예상 실적발표에 이날 주가가 52주만에 최저치인 48.47달러로 떨어지는 악운을 겪었다.

◇길 잃은 내비 업체=두 회사가 동반 고전을 겪고 있는 것은 모두 경쟁력 약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GPS 기능을 휴대폰에 기본 장착하는 노키아 같은 휴대폰 업체들이 있다. 톰톰은 올해 개인내비게이션단말기(PND)의 예상 판매량을 1400만∼1500만대로 예상했지만, 노키아는 내비게이션이 되는 휴대폰을 4억대나 팔 예정이다. 노키아는 여세를 멀이 세계 최대 전자지도업체 나브텍을 인수하기로 했다.

가격 하락세도 심각하다. 2004년 평균 505달러였던 PND가격은 지난해 그 절반에 못미치는 249달러로 떨어졌다. 때문에 45∼60%에 달했던 업체들의 수익률도 18∼20%로 뚝 떨어졌다. 대시(Dash) 같은 신생업체들의 약진도 두 거장들의 힘을 빼고 있다.

◇휴대폰 사업 뛰어드나=눈에 띄는 것은 두 회사가 부진의 탈출구를 휴대폰 사업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톰톰은 전자지도업체 텔레아틀라스를 인수, 삼성전자나 소니에릭슨 같은 휴대폰 제조업체에 라이선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가민은 아예 누비폰이라는 내비게이션 탑재 휴대폰을 내놓았다.

CCS인사이트 벤 우드 애널리스트는 “카메라 렌즈 브랜드가 휴대폰이 되기도 한다”면서 “톰톰의 브랜드를 휴대폰 시장에 적용하는 것도 방법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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