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기업 인사 담당자나 대학 교수를 만날 때, 인턴십이라는 말을 꺼내면 누구 할 것 없이 참으로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다. 사실 나는 물어본 적도 없지만, 그만큼 할 말도 많고 불만도 많은 모양이다.
우선 기업의 인턴십에 대한 의견은 이렇다. 먼저 인턴 담당자는 자기 본연의 업무 외에 부가적인 업무로 인식하기 때문에 업무가 많아진다고 토로한다. 일하기도 바쁜데 인턴을 지도하고 가르쳐 줄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학생은 연수기관에서 배운 실무경험과 경력을 타 기업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학교로 복학하기 때문에 가르쳐봐야 생색이 나지 않는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조련사가 가져가는 격이다. 인턴 담당자는 인턴을 인력소스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핀잔을 덤으로 받는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양반이다. 전공에 관심이나 지식이 미흡한 학생이 인턴으로 오게 되면 단순업무나 허드렛일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근무환경을 조성해 줘야 해 더 큰 부담이다.
기업의 생각이 이렇다면 대학의 의견은 뻔한 얘기다. 학생은 대학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실무에 적용하기는커녕 오히려 연수기관을 향한 불평만 안고 대학으로 복귀한다. 실무능력이 부족하다는 기업의 불만에 대학은 정보기술(IT)의 급변과 다양성을 고려할 때 IT전공 학생들의 응용력을 키우기 위해 전공 기본이론에 충실하는 것이 대학교육의 역할이라고 반론한다.
인턴십에 참여하는 모든 대학과 기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대학과 기업이 윈윈 전략으로 인턴십을 잘 활용하는 사례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여기까지 읽고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산·학협력의 최종 수혜자가 자신임을 기억하고 산·학협력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해야 한다. 대학도 급변하는 IT 부문에서 대학교육의 한계를 인정하고 인턴십을 이용해 기업에 어떠한 실익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기업과 대학이 서로 협력할 접점을 찾고 있다면 정부도 혁신적인 배려와 지원정책에 대해 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다. 산·학협력이 아닌 산학관 협력모델로 인턴십이 거듭나야 할 시기다.
김만기 정보산업연합회 팀장 mkkim@FKII.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