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항에서 여객선으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전남 신안군 안좌면. 일명 ‘안좌도’라 불리는 이곳이 최근 ‘디지털 명품 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KT전남본부(본부장 송기유)가 지난 2월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TV인 ‘메가TV’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곳 섬 주민들은 ‘디지털 시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인터넷TV 서비스는 암태면·팔금면·자은면 등 안좌도 인근 4개 도서지역에 동시에 제공되고 있으며 현재 100여 가구가 시청 중이다.
안좌면 읍동리 안좌중앙성결교회 목사 전유신(37)·유신숙(36)씨 부부. 이들 부부는 인터넷TV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질과 방식을 한꺼번에 바꿔 놓았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비록 3년 전부터 인터넷을 이용하고 위성TV로 난시청을 해결해왔지만 인터넷TV와는 비교 대상이 안 된다고.
전 목사는 “섬 지역이어서 조간신문은 점심시간 무렵이나 받아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새벽에 잠에서 깨자마자 텔레비전으로 한꺼번에 여러 신문을 보고 있다”면서 “이렇게 TV와 컴퓨터가 하나가 될지는 상상도 못했으며 정말 기술이 좋기는 좋다”고 말했다.
유씨는 “한 시간 거리인 목포까지 배를 타고 영화를 보러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엄두도 못냈는데 최근에 온가족이 둘러 앉아 영화 ‘디워’를 선명한 화질로 봤다”면서 “거실이 최신 영화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골라볼 수 있는 영화관으로 변했다”고 신기해 했다.
이들 부부는 새벽이면 설교방송을 보면서 신앙심도 다지고 있으며 자녀에게는 방과 후에 교육방송을 자주 볼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안좌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이채은양(13)은 학교수업이 끝나면 집에서 친구들과 인터넷TV를 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이들이 즐겨보는 채널은 애니메이션과 스타크래프트 등 오락과 교육 프로그램. 특히 섬에서는 마땅한 영어학원이 없어 배울 수 없었던 영어공부를 이제는 인터넷TV으로 마음껏 배우고 있다.
이 양은 “부모님도 이제는 예전처럼 TV를 보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신다”면서 “무엇보다 섬에 산다는 것이 더 이상 창피하지 않아 좋고 TV 프로그램을 골라보면서 공부도 할 수 있어 즐겁다”며 환화게 웃었다.
이처럼 신안군 4개 섬마을 주민의 삶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은 KT의 과감한 투자로 가능했다. 기존에는 안좌도 등 도서지역은 초고속인터넷 속도가 4Mbps 이하로 초보적인 인터넷이 가능한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KT전남본부에서는 섬 마을에도 도시처럼 초고속·고품질의 인터넷TV를 제공하기로 전격 결정하고 총 1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이를 이용해 무선인터넷망을 증설하고 100메가급 초고속인터넷장비를 공급함으로써 섬마을에도 인터넷TV가 상륙할 수 있었다.
이번 섬지역 인터넷TV 보급을 추진해 온 이종주 KT동목포지점 도서시설팀장은 “극장과 학원 등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섬마을 인프라를 인터넷TV로 크게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감히 도서지역 시설투자를 결정했다”면서 “특히 섬마을의 난시청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KT전남본부는 올해 전남 도초도·비금도·홍도·흑산도·소흑산도·금오도 등의 섬 지역으로 인터넷TV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송기유 KT 전남본부장은 “인터넷TV 시대를 맞아 도시지역뿐만 아니라 섬지역에서도 초고속·고품질의 메가TV 서비스를 차별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모든 주민에게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