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이공계 인재 확보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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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목이 될 만한 떡잎 찾기.’

 2009년도 신입생 선발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이공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획기적인 특별 전형을 쏟아내고 있다.

 과학 분야 재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자연계 논술을 폐지하고 과학고 졸업생이 지원하면 장학금과 함께 해외 연수 비용까지 지원하겠다는 대학도 나왔다. 공대 수준이 학교 순위를 결정짓는 사실상의 잣대 역할을 하고 있는만큼 예비스타 과학자를 입도 선매해 우수 대학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지난 10일 100주년 기념관에서 2009학년도 입시 전형안을 발표하고 유망 이공계생 조기 확보를 위해 ‘과학 인재 특별 전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과학 인재 특별전형은 과학고 출신이나 일반고에서 과학 교과를 이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학생부·서류·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자연계 정시 논술도 폐지했다. 등급제 폐지로 수능 변별력이 확보됐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물리 등 과학 관련 과목 성적은 뛰어나지만 논술이 약한 학생들이 유리해졌다.

 서태열 고려대학교 입학처장은 “우수 인재 확보는 글로벌 이공대로 가기 위한 첫 단계”라며 “획일화된 전형에서 탈피, 16∼17개에 달하는 다양한 잣대로 미래 이공계 핵심 인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도 과학 영재 선발을 위해 특기자 전형과 조기 졸업자 전형을 도입했다. 연세대는 150명 정원인 특기자 전형 중 자연계에서만 12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과학 올림피아드를 포함한 각종 과학 공모전 수상 인재가 그 대상이다. 사실상 이공계 영재 우선 확보를 위한 전형인 셈이다. 250명을 뽑을 조기졸업자 전형은 아예 처음부터 과학고 등 특성화고교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성균관대는 ‘분야 전문가 특별 전형’이라는 카드를 내놓았다. 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자 전형을 폐지한 대신 지난해 우수 학생이 몰린 글로벌 전형에 자연계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이 학교의 ‘장영실’ 전형은 올해부터 ‘과학 인재’ 전형으로 바뀌며 △자연과학 5명 △생명과학·수학·물리·화학 각 12명 △공학 50명 △정보통신 35명을 선발한다.

 과학고 졸업생을 우대하는 학교도 있다. 인하대는 ‘차세대 핵심공학자 전형’을 새롭게 만들었다. 전문 과학 교과 문제로 평가하는 심층면접과 수상경력, 연구경력 등을 더한 개인 서류 등을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며 합격자에겐 4년 장학금은 물론이고 어학연수 비용 등 파격 대우할 예정이다. 인하대 입학처 관계자는 “공대 경쟁력 강화는 대학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며 “공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과학 인재 선발을 통한 스타 과학자 양성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