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여신상 없애기’ 등 현란한 마술을 선보이며 현존 최고의 마술사로 불리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내추럴 본 매직’ 본성을 뽐내고 있는 그지만, 이 사람 앞에선 머리를 숙인다. 바로 마술의 황금기였던 19세기 후반 ‘세계의 수갑왕’이라고 불렸던 해리 후디니(harry houdini).
그는 1901년 세계 최초로 강물 탈출 마술을 선보이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6피트 깊이의 무덤 탈출 등 신기에 가까운 마술을 선보인 후디니는 사후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최고의 마술사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그를 영화계가 가만 놔둘 리 만무하다. 2008년 현재까지 후디니를 소재로 한 영화는 총 8편이다. 물론 주인공이다. 후디니가 조금이라도 언급된 영화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총 24편으로 늘어난다.
◇영화의 역사와 함께한 후디니=세계 최고 영화 데이터베이스 IMDB(www.imdb.com)에서 ‘후디니’라는 단어를 쳐보면 총 8편의 영상물이 검색된다.
후디니를 그린 최초의 영화는 1953년 미국 조지 마샬 감독이 만든 ‘후디니(Houdini, 토니 커티스·쟈넷 리 출연)’다. 그가 187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1926년 10월 몬트리올 메길 대학에서 학생들과의 시비 끝에 죽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후 27년 만에 영화로 재탄생한 셈이다. 이 영화는 디트로이트 등 미국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지만 후디니의 실제 삶에 비교적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후디니 영화는 10년을 주기로 업그레이드된다. 1976년 TV용 드라마 ‘위대한 후디니(The Great Houdini)가 만들어졌고 ‘Ragitime(1981)’ ‘Young Harry houdini(1987)’ ‘Fairy Tale(1997)’ ‘A Night at the Magic Castle (1988)’ ‘Houdini (1998)(TV)’ 등의 영화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영화들은 개봉 당시 후디니의 후광을 업고 짭짤한 흥행 수입을 올렸다.
◇데스 디파잉, 마술보단 그의 삶=2000년대 들어 주춤했던 ‘후디니 팬덤’은 지난해 연말 만들어진 영화 한 편으로 다시 살아났다. 질리언 암스트롱이 감독한 ‘데스 디파잉(Death Defying 가이 피어스·캐서린 제타 존스 출연)’은 오랜만에 만나는 후디니 영화라는 점에서 반갑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레스티지’ ‘일루셔니스트’ 등 마술사를 주제로 한 몇몇 영화가 개봉하긴 했지만 중량감이나 스케일 면에서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내용은 이렇다. 세계 투어를 하는 후디니는 심령 실험을 선포한다. 사후 13년이 된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맞히는 사람에게 1만달러의 상금을 주겠다는 것. 각지의 심령술사들이 실험에 몰려드는 가운데 에던버리 소극장에서 심령술쇼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메리 맥가비(캐서린 제타 존스)가 접근한다. 메리를 본 후디니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낀다. 자신의 어머니와 너무나도 닮은 그녀의 모습 때문이다. 하지만 맥가비의 접근은 의도된 것이었다. 그녀의 목적은 오직 1만달러는 확보하는 데 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느꼈겠지만 이때부터 영화는 ‘마술사의 전기’에서 ‘속고 속이는 복마전’으로 번진다. 물론 그 와중에 둘 간의 로맨스도 싹튼다. 멋진 마술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결론이겠지만 색다른 후디니 영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만한 작품이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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