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수익성 악화로 미국에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서비스를 전면 철수했던 디즈니가 무대를 일본으로 바꿔 재도전한다.
MVNO는 기존 이동통신 회사로부터 회선을 임대해 독자 브랜드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하며, 디즈니는 일본 총무성이 MVNO 활성화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한 후 등장한 일본 내 최초 사업자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3일 일본 현지 언론은 월트디즈니재팬이 이달 초부터 ‘디즈니 모바일’ 브랜드로 MVNO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모바일의 통신망을 임대해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월 서비스 기본 요금은 980엔으로 소프트뱅크모바일의 주력 상품인 ‘화이트 플랜’과 같고, 가족 할인 등의 할인 서비스도 소프트뱅크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서비스 초기 요금은 기존 사업자와 같지만 독자 통신망을 구축하거나 향후 통신망 업그레이드 부담이 없는 MVNO의 장점으로 인해 이용 요금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전망된다.
일본 총무성이 MVNO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최대 이통사업자인 NTT도코모 역시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안에 통신 벤처기업인 일본통신에 망을 임대할 예정이어서 MVNO의 잇따른 출현이 NTT도코모·소프트뱅크·KDDI 등이 빅3가 주도해오던 과점 구도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디즈니가 과거 실패 경험을 토대로 디즈니 고유 캐릭터 내장 단말기 및 그림문자 서비스, 20∼30대 여성층 집중 공략 등 다양한 성공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정부의 MVNO 도입을 통한 요금 인하 유도 정책이 실효를 거둘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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