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4단계 철회로 은행권의 IT투자 손실규모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사업을 중단한 IT업계의 간접 피해를 합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일 은행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방카슈랑스를 도입한 15개 은행을 대상으로 전산부문에 투자한 규모(실집행 기준)를 파악한 결과, 총 1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은 오는 4월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에 맞춰 작년 11·12월부터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의 예산을 잡고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을 위한 전산시스템 개편 작업을 펼쳐왔다. 대부분 은행들은 책정 예산 가운데 3분의1에서 2분의1 가량을 투자한 상태다. 그나마 시스템 설계 단계였던 올 초부터 보험권의 강력한 반발로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의 연기 또는 철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은행들은 서버 구입 등 대형 투자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강석영 한국IBM 전무는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만 했을 뿐 시행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아 서버를 공급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과 함께 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던 IT업계 피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프로그래머 등 IT인력을 파견한 업체들은 대부분 근무일수에 따라 기간(일할)별로 정산을 하도록 돼 있어 외형상으로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기회 손실 등의 피해는 피치 못할 것이라는게 IT업계의 설명이다. 은행에 따라 20명 안팎의 SI업체를 포함 2∼3개 IT업체 인력이 투입돼 왔었다.
한편, 19일 저녁에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보험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방카슈랑스 4단계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4단계 방카슈랑스는 자동차보험과 종신보험·치명적질병보험 등 보장성보험 등의 은행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김준배·이호준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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