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과 대학의 세계화 노력이 점차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외국인 유학생 수가 5만명에 육박했을 뿐만 아니라 재학생의 해외 유학도 급속히 늘었다. 이는 지난 2005년 대학들이 국제화를 위해 들인 노력 덕분이다.
서울대 등 국내 주요 공과대학은 국제화를 위해 해외 기업과 산·학 협력과 복수·공동학위, 해외 인턴십,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등에 주력했다. 외국 학생 유치를 위해 유학생을 위한 봉사·상담센터를 만들고 현지에 나가 학생·교수 유치를 하기도 했다.
◇외국인 유학생 급속히 늘어=지난 2005년 이후 이공계열 외국인 유학생 수는 눈에 띄게 늘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공부하는 이공계열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05년 2만2526명에서 지속적으로 늘어 2007년 4월 기준 4만9270명에 이른다. 이는 정부와 국내 대학의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활동 때문이다.
글로벌 우군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학생을 잡기 위한 각 대학의 노력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서울대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하노이공대(HUT)와 베트남국립공대(VNU)를 직접 방문해 소수지만 석사 과정생을 현지에서 선발해 왔다. 동남아에 진출한 두산중공업 임직원들과 함께 베트남에서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것 또한 계획 중이다.
카이스트는 산·학 협력, 공동학위 등을 통해 세계 84개 대학들과 교류 중이다. 학생 파견과 외국인 교환학생의 수를 1 대 1로 맞춰 진정한 의미의 ‘교환학생’을 실현하고 있는 것.
‘여름국제학교’를 운영해 학생을 유치하고 해외 유명 학회지에 교수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내기도 한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는 두 명의 외국인 전임교수를 초빙하기 위해 국제전기학회의 ‘스펙트럼지’에 채용공고를 냈다.
◇국제화를 위한 국내파 양성=국내파들의 실력을 ‘세계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서울대는 해외파견 장학생·해외 인턴십·신입생 영어캠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GLP(Global Leadership Program)를 공대 동창회에서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 발표한 ‘비전 2020’에서는 장기적으로 현재 학부 수업의 10%인 영어강좌를 80%까지 끌어올리고 대학원은 100% 영어수업을 진행하며 외국인 교수 수를 30여명까지 늘릴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다.
포스텍은 다양한 공동연구로 국내 학생의 실력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있다. 미공군과학연구실·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과 손잡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강대는 지멘스·BMW·SAP·바이엘 등 독일 기업 인턴십을 진행하고 있다. 인턴십 이후에도 계속 독일에 남아 기업 지원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가거나 취업을 하기도 한다. 송태경 서강대 교수(전자공학과)는 “공학이라는 건 원래 우리 것이라기보다는 세계적으로 동반 성장해 온 것”이라며 “공대의 글로벌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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