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IPO, 신규 상장기업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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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공모제도 변경 이후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가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새로운 기업공모제도(IPO) 도입 이후 7월부터 12월까지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16% 하락했으며 그간 하락한 코스닥지수를 감안하더라도 12.4% 하락했다. 제도 도입 이전인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신규상장했던 기업이 상장 1개월 후에 46.3% 상승했고 지수와 대비해도 40.1% 상승한 것에 비하면 하락이 심해도 너무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규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나타내는 청약 경쟁률도 상황은 마찬가지. 신제도 도입 전인 지난해 상반기엔 청약 경쟁률이 100대1 이하인 경우가 없었으나, 신제도 도입 이후엔 26개사 가운데 청약 미달을 기록한 2개 업체를 포함해 절반 이상인 17개 업체가 100대1 이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말까지의 주가 성과도 매우 부진했는데, 공모가 대비 주가가 25% 이상 하락한 기업이 신규 상장기업의 60%에 달하는 등 대부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처럼 신규 상장기업의 주가 부진에 대해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하락 반전한 시장 요인 △높은 공모가격 산정 △기관 의무보유 확약(풋백옵션) 소멸로 인한 수급 요인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시장 요인이란 지난해 상반기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7월 12일 828포인트를 고점으로 코스닥지수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는 지적이다. 상반기에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상장한 기업은 글로벌 증시의 불안정한 흐름 속에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는 것.

풋백옵션 부담에서 자유로워진 일부 주관사가 공격적인 공모가격을 제시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주관사의 물량 배정권한이 강화됨에 따라 수요예측 때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물량만 제시하는 주문방법을 도입하면서 공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기관들이 가격을 제시하지 않아 제도 도입 초기 공모가가 주관회사의 희망 공모폭 상한 이상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과거 기관 공모 물량에 1∼2개월의 보호예수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의무보유 확약이 사라져 상장 당일부터 기관들의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조성훈 한국증권연구원 박사는 “투자자들이 IPO시장을 외면하고 이에 따라 시장이 위축되는 데는 대표 주관사의 책임있는 가격 결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해소하고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 제자리를 잡으면 IPO시장도 정상적인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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