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한국업체 겨냥 대규모 증설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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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에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신규 설비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샤프·마쓰시타 등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이 진출하면서 이에 견인되듯이 중소제조업을 포함한 산업의 집적이 가속되고 있다.

우선 샤프는 지난해 12월 초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액정패널 신공장의 기공식을 가졌다. 오는 2009년에 가동이 개시될 예정이고 제10세대라 불리는 세계 최대급의 액정패널 공장이 될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같은 부지 내에 자사의 태양전지공장과 미국의 코닝, 다이닛뽄인쇄 등 부자재 메이커들도 함께 진출하게 돼, 동사의 투자액 3800억엔을 포함, 전체 투자규모 1조엔의 ‘액정산업의 대집적지’가 탄생할 전망이다. 공장 부지규모만도 동사의 주력공장인 미에현 카메야마 공장의 약 4배에 달하는 127ha에 달한다.

마쓰시타 전기산업도 이달 효고현 히메지시에 3000억엔을 투입해 액정패널 신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2009년에 가동을 목표로, 유리와 컬러필터 공장을 집적시킬 예정이며, 개도국 등의 수요증가를 감안해 제품의 약 90%를 동사 그룹사를 중심으로 한 해외 TV조립공장에 수출한다.

한편 동사는 2005년에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 PDP 제1 공장을 건설하고, 제2 공장도 2007년에 조업을 개시한 바 있으며, 현재 제3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제3 공장은 2800억엔을 투자, 2009년 5월에 가동되며, 월간 42인치 환산으로 100만대의 생산규모가 된다. 이 PDP 3개 공장의 투자액만도 5500억엔 규모에 달한다.

사카이시와 히메지시, 아마가사키시는 오사카만을 끼고 있는데, 이 두 회사와 관련한 일련의 투자진출 규모는 2조엔을 초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2007년도 간사이 지역 전체 산업에 점하는 전기기계 업종의 설비투자 점유율이 19%에서 24%로 끌어올리게 된다. 오사카부가 시산한 샤프의 공장 신설의 경제파급효과는 3조9000억엔. 이 가운데 신규 부가가치는 2조1000억엔으로 역내총생산의 5%에 해당한다.

또 고용확대효과는 7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쓰시타의 히메지진출도 거의 대등한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여 수도권과 나고야권에 밀려 상대적으로 어두웠던 간사이 경제에 커다란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효고현이 마쓰시타의 진출에 설비투자액의 3%를 상한 없이 지원키로 한 것도 쉽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신규투자 러시 현상은 일본 업체 간 합종연횡 현상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작년 12월에 도시바가 마쓰시타-히타치 연합에서 이탈, 샤프와 제휴한다고 발표하면서 표면화된 바 있다.

도시바는 샤프가 사카이시에 건설 중인 패널을 조달해 자사 조립 TV에 사용한다. 도시바는 마쓰시타·히타치 2개사와 패널생산을 제휴해 왔으나 이 관계를 해소하고 새롭게 샤프와 제휴하게 된 것이다. 결국 디스플레이 시장은 ‘도시바-샤프-파이어니어’ ‘마쓰시타-히타치-캐논’ ‘소니-삼성’의 3개 그룹 간 경쟁으로 변화하게 돼 전기전자 메이커의 업계지도 개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일본 가전업계,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대규모 신규투자가 연이어 이루어지고 있는 배경에 우리 업계를 겨냥한 부분이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TV시장에서의 세계 1위 자리를 삼성에 내 준 이후, 소니는 액정분야에서 삼성과 제휴했으나, 마쓰시타는 기존의 PDP 중심에서 탈피해 액정분야에 힘을 쏟기 시작했는데, 이는 일본 전체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일례로 일반 서점에서 이른바 ‘삼성의 경이’에 관한 서적이 30여종 나와 있고, 삼성을 소니나 마쓰시타와 비교해 어떻게든 삼성을 추월해야 한다는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업계의 공감대 형성, 신규 설비투자에 대한 ‘공장입지촉진조례’ 제정을 통한 광역자치단체의 지원확대 등으로 설비투자 증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쟁격화와 맞물려, 우리 업계의 추이 분석과 분발을 요구하고 있다.

 김일 KOTRA 오사카무역관장(kimil@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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