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언제나 진행형이다.”
16일 정부조직 개편 발표 이후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보통신인 신년 인사회는 유영환 장관을 비롯해 윤동윤, 이상철, 진대제, 노준형 등 전직 장관들과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 등 500여명의 전직 장관, 산하 기관장, 학계, IT업계 CEO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하지만 맥 빠진 분위기였다. 정보통신부가 14년만에 문을 닫게 됐기 때문이다.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은 작심한 듯 신년사에서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불만과 섭섭함을 드러냈다. 의미심장한 말도 잊지 않았다.
유 장관은 “쥐띠 해를 맞아 쥐와 관련된 민담을 하겠다”고 말을 꺼낸 뒤 “십이간지 순서를 정할 때 원래 소가 1등이었지만 소 뿔에 매달려 왔던 쥐가 1등을 했다. 오늘 새정부 조직 발표를 보면서 세상 일은 소처럼 우직해서만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IT는 다른 산업과 달리 네트워크와 기기, 콘텐츠가 연관되는데 오늘 발표를 보면 그 연결 고리가 끊어져 성장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정보통신부의 조정 기능이 필요할 때 부처 간 갈등이 재연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 장관은 “희망은 언제나 진행형이다”면서 “여야 협의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보자”고 말을 아꼈다.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국회 과기정위)도 “이번 정부 조직개편에 대해 아직 당이나 과기정위 차원에서 논의하지 않았다”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의견울 모으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의원은 “국가 R&D 기능을 전담하는 부처가 한 개도 없다는 데 대한 우려를 인수위 측에 전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며 “기존 산자부가 에너지관리 기능 외에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만큼 정통부의 산업 정책을 흡수해 새롭게 태어나는 지식경제부에서 IT산업 정책을 핵심으로 끌고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윤동윤 전 체신부 장관은 아예 “오늘은 사망하는 날이 아니라 새로 태어나는 날”이라며 참석자들에게 힘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건배를 제의한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정보통신분야가 산업, 기술간 융합을 주도해 거기서 먹고 산 사람들이 불쾌했을 수 있으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며 “우리가 추구하고 세웠던 비전은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삼삼오오 모여 있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산자부가 정통부에 흡수돼야 하는 데 거꾸로 된 것 아니냐”며 이날 발표된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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