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IT기술을 주목하라

 CES 콘퍼런스가 한창 열리는 8일(현지시각) 오후 베네시안 호텔 컨벤션센터. 참석한 IT업계 관계자들은 한 낯선 사람의 기조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릭 왜고너 GM CEO다. 자동차업계 인사로는 첫 CES 연설이다. 참석자들은 그의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자동차가 IT산업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릭 왜고너 CEO는 “GM은 앞으로 10년 안에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전해가는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운전자 차량은 움직임을 컴퓨터로 조절해가며 속도나 차선을 바꾸도록 한다. 위치까지 파악해 목적지를 찾아가는 개념이다.

 컴퓨터 칩과 안테나는 물론이고 레이더와 연결하는 크루즈 컨트롤과 모션센서 그리고 차선 변경기술, 위성디지털 위치추적 장치 및 운전 안정화 장치 등 IT없이는 불가능한 차다.

 ‘CES 2008’에서 자동차용 IT와 제품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의 테마는 아에 ‘자동차안에서(In-Vehicle)’다. 시장도 날로 커지고 있다. CEA는 올해 미국 내 자동차용 전자제품 시장규모가 1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것이며, 5년 전과 비교하면 배 이상 커진다. 릭 왜고너가 기조연설을 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포드와 제휴를 맺고 개발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싱크(SYNC)’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였다. 음악검색·휴대폰 연동·문자메시지 등의 기존 기능에 911 지원이 추가됐다. 911 지원이란 자동차 사고 등으로 에어백이 펼쳐지면 911서비스에 통보하는 기능이다.

 GM은 자회사인 ‘온스타’를 통해 원격차량진단, 핸즈프리, 도난차량 추적 등의 기능을 구현했다.

 구글·야후와 같은 인터넷사업자들도 구글맵·야후맵과 같은전자지도를 통해 자동차로의 영토확장을 꾀했다. 무선인터넷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도 실시간 웹 연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구글은 내비게이션 업체인 ‘마젤란’과 제휴를 맺고, 이동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구글맵과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을 선보였다. 야후도 ‘대시내비게이션’과 제휴를 체결하고, 이동통신망으로 실시간 교통정보와 야후가 제공하는 주소정보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

 게리 샤피로 CEA 회장은 “집 안에 있는 모든 디지털 가전제품이 차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인터넷·오락(엔터테인먼트)·GPS 내비게이션·위성 정보까지 모두 이용하며, 디지털 가전에서 경험한 모든 기술적인 진전을 이제 차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GM의 무운전자 차량은 지금 기술수준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정부 규제나 사고시 책임과 같은 기술 외적인 변수가 워낙 많아 지연될 뿐”이라면서 “자동차가 앞으로 IT산업에겐 신시장 창출의 기회를 더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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