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아웃소싱(Outsorcing) 개념이 기존 틀을 과감히 깨고 있다.
과거 IT 아웃소싱 개념은 전산실 운영 업무를 외부 IT 서비스 기업에 위탁,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단순 의미로 활용됐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 경영 혁신의 본질 차원으로 그 개념 틀이 점진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기업 간 글로벌 경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IT 아웃소싱을 통한 경영 혁신은 ‘기업 생존의 제 1 법칙’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기업의 제도·조직·방법을 뜯어 고쳐 완전히 새롭게 하는 경영 혁신 지름길은 바로 IT 아웃 소싱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는 IT 아웃소싱 범위가 21세기에 제품 혹은 서비스에서부터 디자인·개발·생산 공정 기술·물류관리시스템·조직구성원 등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전 영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뿐 더러 기업 성장에 힘을 북돋아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서다.
◇아웃소싱, 기업에 ‘공기’이다. =기업이 글로벌화가 더 진전되고 조직이 네트워크로 복잡하게 묶이면서 21세기엔 아웃소싱은 그야말로 공기와 같다. 개별 기업이 IT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은 이제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기업 경쟁이 치열하면서 IT 인프라에 대한 투자보다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투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유틸리티 컴퓨팅(종량제)이 점차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수돗물·전기 등 처럼 사용한 만큼 아웃소싱 비용을 지불하는 유틸리팅 컴퓨팅이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 보안에서 콘텐츠 보안으로 아웃 소싱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개별 기업 환경에 적합한 실시간 경영 시스템 도입이 일반화되는 등 IT 아웃소싱이 토털 혹은 맞춤형 서비스 개념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일례로 프린팅서비스를 들 수 있다. 디지털 복합기 등의 프린터 경쟁 포인트는 비용절감이었다. 그러나 기업들이 문서유출 문제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문서 관리·보안·프린터 공유 등을 핵심으로 한 프린팅 서비스가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다.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은 고객 경영 혁신 파트너로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 아웃소싱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 업체로 도약할 심산이다. 국내 시장에선 내수 시장 규모가 적은 탓에 성장 한계를 드러낼 뿐 더러 그룹사의 IT 아웃 소싱에 의존하는 것도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때문이다. 삼성·LG·SK 등 그룹도 더 이상 관계사 IT 서비스 업체에 호의적이지 않다.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은 올해 새로운 개념의 해외 개발 센터 거점 확보에 역점을 둘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개발센터(GDC)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GDC는 ODC(Off shore Development Center)와 일정 부분 차별성을 두고 있다. 즉, 미국에서 발생해 인도 등에서 파생된 IT 분야에서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의미가 21세기 들어 우리나라에서 ‘뉴(New) 오프쇼어링’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뉴 오프 쇼어링 역량 확보 =우리나라에서 GDC와 ODC 간의 개념 차이는 오프쇼어링 타깃을 ‘글로벌 시장에 두느냐’ 혹은 ‘내수 시장에 두느냐’에 따라 구분이 된다. GDC는 글로벌 시장을, ODC는 단지 내수 시장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인건비 점감과 언어 문화적 소통 해결의 효과는 엇비슷하다.
하지만 GDC는 해외 현지에 거점을 두고 현지의 우수한 IT 인력을 채용, 현지에서 발생하는 IT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특히 GDC는 현지 IT프로젝트 수행 역량를 토대로 글로벌 IT 시장 진출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반면 ODC는 국내 IT 프로젝트를 인도·중국 등 현지 IT 인력들에게 맡기고 이를 다시 국내 IT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것이다. 인건비가 비싼 국내 IT 인력을 활용하는 것 보다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해외 현지 ODC에 소재한 IT 인력을 채용하는 점이 GDC와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 IT서비스 산업에선 이러한 과거 ODC 개념 탓에 인도 등의 IT 강국과 달리 ‘오프쇼어링’이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았다.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은 일찍이 ODC를 운영하거나 설립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거나 성공적인 ODC모델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는 국내 IT 서비스 업체 인력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국내 IT 프로젝트를 해외 ODC IT 인력에 내준다는 것은 곧 해당 업무가 국내에서 사라짐은 물론 인력 구조 조정의 신호탄으로 인식돼왔기때문이다. 오프쇼어링 컨설팅 기업 새티암코리아 곽정섭 사장은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오프쇼어링 컨설팅을 수행했지만 내부 인력의 반발에 부딪쳐, 오프쇼어링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대형 IT 서비스업체들이 뉴 오프쇼어링, 즉 GDC로 새롭게 인도·중국 등 글로벌 IT 아웃소싱 분야에 도전장을 속속 내고 있다. SK C&C를 필두로 삼성SDS·LG CNS·포스데이타 등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은 GDC 설립 대열에 잇따라 동참한다.
SK C&C는 인도 델리에 지분 100%를 투자한 현지 법인을 지난 11월 말 설립했다. 이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연내 GDC를 가동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SK C&C 인도 법인은 현지에서 GDC를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 및 아웃소싱 관련 IT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현지 IT 업체와의 협력 혹은 조인트 벤처 설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거점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삼성SDS도 2월 목표로 중국 베이징에 GDC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글로벌 R&D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특히 삼성SDS의 베이징 GDC는 글로벌 종합 IT서비스 업체인 캡제미나이의 베이징 개발센터와 긴밀히 협력, 현지에서 사업을 공동 진행한다. 삼성SDS 한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 GDC 설립을 위해 최근 솔루션 기술인력 등 20여명의 인력을 파견, 중국 현지 채용 IT 인력들에 대한 교육을 수행하고 캡제미나이 베이징 개발센터 측과 세부 협력 프로젝트 논의을 마치고 상당수 인력이 복귀했다”며 공식 오픈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포스데이타도 지난 4월 인도 부바네스와르에 해외개발센터(ODC)법인을 설립, 운영중이다. 이 회사는 그렇지만 국내에서 설계한 시스템들을 인도 현지에서 개발함은 물론 독자 솔루션들을 활용, 머지 않아 GDC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밖에 LG CNS도 새로운 개념의 오프쇼어링 도입을 위해 컨설팅을 재개하는 등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은 기존 해외 진출 접근 방식과는 다른 GDC 형태의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지니어링 아웃소싱 뜬다
새해 엔지니어링 아웃소싱(EO)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제조업 등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EO 사업이 올해 새로운 테마 주를 형성할 전망이다.
IT 아웃소싱 분야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IT 서비스 업체들이 기존 경영정보시스템(MIS)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고객 제품에 기반한 EO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김을 의미한다. EO란 고객의 제품에 기반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아웃소싱, 제품 라이프사이클 관리, 생산라인 SW 관리 등의 서비스를 포괄하고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웃소싱 사업모델이다. 즉, 휴대폰에 들어가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SW를 개발하거나 디지털기기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SW를 제공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기존 MIS 사업은 부가가치가 낮은 반면에 EO 사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례로 EO 사업의 한 분야인 상품주기관리(PLM) 시장은 지난해 2300여억원 규모에서 2010년께 매년 10%이상 성장, 4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주기관리는 제품 디자인부터 설계·개발·생산 등까지 제조업의 모든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SDS 한 관계자는 “현재 350여명 규모의 EO전문가를 보유한 가운데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임베디드 SW 개발, SW 엔지니어링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적용 범위 및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혀 제조업종에서 EO 사업이 개화할 전망이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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