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잭 웰치·마이클 델·스티브 잡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테크노 CEO’라는 점이다. 세계 최고 기업의 탄생 배경에는 기술인을 우대하고 산업기술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와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할 기술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 부족과 낮은 지위·보수는 이공계 출신을 실망스럽게 한다. 이렇듯 퇴보하는 기술한국을 살리기 위해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은 오늘도 바삐 달린다.
“강대국과의 무한경쟁 시대에 승패는 결국 기술인력에 달려있습니다. 우수한 이공계 인력의 확보없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없습니다.”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56)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1977년 행정고시(19회)를 거쳐 지난 30년간 산업자원부에서 기술한국의 산업진흥과 대외협력 관계를 주도했던 그로서는 ‘기술 없는 경제’의 치명성을 너무나 잘 안다. 결론은 사람. 그는 재단을 이끄는 수장으로 무엇보다 우수한 기술인력을 양성해 내는 데 역점을 둔다. 재단을 ‘산업기술 인력양성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다짐이다.
오늘날 산업기술 인력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눈길에는 존경과 냉소가 뒤섞여 있다. 이들이 한국을 이끌어가는 견인차라는 것을 어렴풋이 인식하면서도 이들의 연구 활동을 지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산업기술재단은 산업기술 인재 양성에 ‘실질적인’ 지원을 펼치며 사회의 인식전환을 이끌고 있다.
“현장이 원하는 인재가 중요합니다. 우리 재단의 이공계 미취업자 현장 연수사업이라든지, 중소기업 석박사급 연구인력 고용지원 사업 등은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를 바로바로 길러냅니다. 재단에서 한 해 길러내는 인력만 해도 약 9만명에 이릅니다.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산업인력 특별양성과정사업을 추진 중인데 디스플에이·차세대 반도체·차세대 이동통신 분야를 교육할 수 있는 4년제 대학 또는 정부산하 연구소 및 전문 교육기관을 지원하는데 1차연도 사업 평균 취업률이 81.3%에 이르는 등 성과가 뛰어납니다.”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대학 이공계 졸업생 수는 OECD 회원국 중 핀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여전히 산업에서 필요한 기술인력 공급은 등한시하고 대부분의 대학들이 연구중심으로만 가기 때문입니다.”
이에 재단은 우리 대학을 산학협력형 대학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학 교육시스템 개선과 수요자 중심의 기술개발 및 기술지도, 공용장비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2006년에는 특성화 학과 육성 56개, 기술개발 217개, 기술이전 99개, 특허출원 229개 등의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명실상부한 한국 산업기술 인재 양성의 실질적인 메카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재단은 지난해부터 청소년들이 직접 기술을 체험하고 원리를 이해하는 참여형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왔다. 또한 기술인력의 양적·질적 수급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 ‘테크포스넷(TechForce.net)’ 구축을 추진 중이다. 테크포스넷은 산업별·지역별 필요 인재 확보에서부터 인력개발을 통한 숙련 인재 양성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인력 수급 시스템. 향후 재단은 우리 기술인재의 뿌리부터 가지마다의 네트워크를 총괄 지원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준석 이사장의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글이 걸려 있다.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하여 지식을 명확히 한다’는 대학(大學)의 이 글귀는 오늘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기술한국의 지난 업적과 미래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미래에도 선진강국으로 설 수 있게 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방법은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다.
‘기술인재가 중요하다.’ 정준석 이사장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여전히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산업현장과 교육현장 그리고 글로벌 기술혁신의 현장을 누비고 있다.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jsjung88@kotef.or.kr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정준석 이사장은
1. 인생모토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
2. 인생에 변화를 준 사람
-도산 안창호 선생을 존경한다. 민족의 지도자이자, 국민의 정치가로 또 국가의 어른이었던 도산 안창호 선생. 국가 장래를 위해서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그분의 말씀을 항상 새긴다.
3. 이공계에 하고 싶은 한마디
-쉬운 길을 택했다면 이공계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뜻을 크게 세우고 정진하면 한 명의 이공계 종사자가 수만명을 먹어살릴 수 있는 시대니 끝까지 정진하자.
4. 주요이력
△1977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2년 서울대 행정학 석사 △1991년 미 워싱턴대 경제학 석사 △1997년 한양대 경제학 박사 △1976년 행정고시(19회) △1994년 청와대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 △1997년 산업자원부 반도체전기과장, 총무과장 △1999년 주 미국대사관 상무관 △2002년 국제협력투자심의관, 생활산업국장 △2004년 중소기업청 차장 △2006년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 무역투자정책본부장 △2006년 11월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2007년 3월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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