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새해를 맞는 김대박 과장(41)의 마음은 심란하다.
2007년 국민적인 펀드 열풍 속에 20∼30%씩 수익을 내는 투자자가 속출했지만, 우물쭈물하다 뒤늦게 뛰어든 박 과장은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고 있다.
결국 40대 첫해인 지난해 재테크 성적은 낙제를 겨우 면한 수준. 속절없이 1년이란 시간만 흘려보낸 셈이다.
30대는 30㎞/h, 40대는 40㎞/h의 속도로 시간이 간다지만, 김 과장의 시계는 더 빠른 것 같다.
올해는 지난해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눈앞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과잉 유동성 거품이 꺼질 조짐을 보이면서 안심하고 투자하기에는 불안 요소가 많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대세다. 신문·방송에서는 안전성 위주의 방어적 투자를 추천한다.
이런 김 과장의 눈에 ‘예금금리 7%’라는 은행의 광고 문구가 확 들어왔다. 위험도를 따져볼 때 7% 정도의 확정수익이면 꽤 괜찮은 투자다. 기본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금금리 7%시대 개막=금리 상승과 금융권의 자금 사정 악화가 맞물려 은행 예금금리가 최고 연 7%를 넘어섰다. 수협은행은 새해 들어 1년제 기준 최고 연 7.0%의 금리를 주는 ‘바다사랑예금’을 두 달간 2000억원 한도내 특판제품을 내놓았다. 기본 제공금리는 연 6.3%에 2000만원 이상 가입할 경우 0.1%포인트, 특판기간 중 신용카드 가입고객 0.2%포인트, 적금가입 고객은 0.1%포인트 등 총 0.7%포인트를 더하면 최고 7.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태안군 기름유출 피해복구 현장에서 자원봉사 한 고객은 0.3%포인트의 추가금리도 준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11월 출시한 ‘IBK 차인표 사랑나눔예금’의 최고 금리를 연 7.01%로 상향조정해 판매한다. 애초 단일 금리 5.5%에 급여 이체와 신용카드 실적, 세 자녀 등 요건에 따른 우대금리 최고 0.6%를 더해 최고 연 6.1%였으나, 지점장 전결금리와 연동했다.
외환은행도 최고 연 6.9%의 특판금리 상품을 내놨다. 1조원 한도의 외환은행 ‘YES 큰기쁨예금’은 1년제의 경우 연 6.8%, 2년제는 연 6.9%, 3년제는 연 6.8%의 금리를 준다.
신한은행도 1월 한 달간 최고 연 6.9% 금리를 주는 ‘골드 마우스 정기예금’을 시판한다.
하나은행도 이에 앞서 구랍 13일 모집금액이 100억원 이상일 경우 최고 연 6.7%까지 금리를 주는 ‘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1월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2%까지 올렸었다.
◇저축은행, 최고 연 7.3%=김 과장은 시중은행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긴 하지만,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에 제 2금융권으로 눈길을 돌려봤다. 스카이저축은행이 1년만기 정기예금 기준 연 7.2%, 정기적금 연 7.0%, 인터넷 가입 상품인 e-에베레스트 정기예금 연 7.3% 등으로 인상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강남·올림픽지점 개점 1주년 기념으로 1000억원 범위에서 최고 연 7.2% 금리의 예금특판을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푸른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 영풍저축은행도 각각 최고 연 7.1%의 예금금리를 제공 중이다. 솔로몬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HK저축은행은 각각 최고 연 7.0%다.
김 과장은 회사에서 제일 가까운 S저축은행 압구정지점을 방문했다. 조금 안면이 있는 지점 관계자는 “시중 은행들이 7%대 금리를 제공함에 따라 저축은행 금리도 조금 더 오를 것”이라고 귀뜸했다.
김 과장은 마지막으로 하나은행에 근무하는 학교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분당인근 지점에 근무하는 이 선배는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은 대출은 늘리고 수신은 펀드에 뺏기는데 따른 ‘돈 가뭄’ 현상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라며,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고금리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들려줬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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