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벤처기업인으로서 당선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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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당선인의 확정은 실용주의를 중시하고 기업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파를 떠나 중소기업가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유세 시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 성장과 고용 확대를 끝까지 잘 실현하리라 믿으며 IT벤처 현장에서 기업가가 바라는 바를 몇 자 적어본다.

 첫째, 법인세의 내용이다. 법인세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옳은 방향이고 기업인도 무척 환영하고 있지만 준조세나 공과금 등 숨겨진 세금과 동시에 낮추는 방향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기업은 직원을 채용하려고 해도 급여 외에 부담이 많다. 연금이나 의료보험 등 4대 보험료와 각종 준조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봉급생활자는 소득세 공제 후에도 높은 유류세를 위시한 간접세·재산세, 전반적으로 엄격하고 늘어난 벌금 등으로 소득 중 상당 부분이 준조세로 지출된다.

 즉 월급은 많은 것 같은데 실제는 쓴 것 없이 사라진다. 이러한 숨겨진 세금, 준조세를 낮춰 주면 기업은 줄어든 부담으로 고용을 늘릴 수 있고 종업원은 적게 받아도 쓸 돈이 남는 선순환 구조로 바뀔 것이다.

 둘째,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본과 같은 주변국가에서 앞서 시행한 제도와 사례를 적극 참고했으면 좋겠다. 우선 일본이 채택한 자국기업의 해외공장 유턴 사례를 잘 연구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이유 중 큰 것이 높은 인건비와 임차비용인데 이에 대한 배려가 해외공장이 국내로 돌아오는 데 기여를 할 것이다.

 셋째, 표준 제안이다. 일단 채택된 IT 제품과 서비스 표준은 가능한 한 변경하지 말고 결정하지 않은 표준은 조속히 결정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국가표준 선정 시에는 신중하고 신속함이 필요하다. 기술혁신이 빠른 IT 분야기 때문에 벤처기업이 많은 돈을 들여 상용화에 성공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해도 투자비 회수에 충분한 판매를 하기 전에 새로운 첨단제품이 출현, 팔 곳을 잃어버리게 되는 일이 많다.

 이러한 IT산업 속성은 어쩔 수 없지만 인위적으로 정부에서 제품 표준을 변경하면서 판매의 규모경제를 줄이는 조치는 제한해 달라는 것이다. 다양한 통신 영역을 결합한 컨버전스 제품이 출현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 키울 것과 소멸시킬 것을 빨리 정하는 일도 불필요한 기업 투자를 줄이는 방법이 된다.

 넷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호협력 정책은 계속 심화시켜 줬으면 한다. 그동안 참여정부의 노력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어음결제 기간이 단축되는 등 성과가 있었으며 이는 많은 도움이 되는 정책이었다.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거대기업이 앞장서고 많은 중소업체가 선단을 이뤄 협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국의 IT 부품 시장은 대다수 부품이 삼성·LG라는 두 구매자 아래 많은 공급자가 있는 구매자 시장(buyers’ market)이다. 따라서 공급자의 협상력은 매우 약할 수밖에 없다. 이는 대형구매자에 대우·현대전자 등도 존재하던 IMF 이전보다 더 열악해진 것으로 정부의 지도가 계속 있어야 할 이유다.

 다섯째, 산재돼 있는 중소기업 지원조직의 효율화다. 이는 당선자가 공약사항으로도 잘 내세우고 있는 점이어서 벤처기업인의 기대가 크다. 여러 부처로 지원 조직이 흩어져 있다 보니 어느 곳을 찾아야 할지 모를 때도 많다. 정부에서는 분명히 지원해 주는 제도와 조직이 있는데도 중소기업은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조직 효율화가 시급하다.

 위의 내용은 IT 중소기업 시각에서 언급한 것이다. 당연히 다른 국가정책과 조율돼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인의 목소리를 참고해 아무쪼록 한국 경제가 다시 크게 발전하는 시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원구 얼랑시스템 사장 wkpark@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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