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라마 대장금이 이란에서 9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장금은 전 세계에서 방영된 최초의 한국 드라마라는 기사도 본적이 있다.
문화와 역사가 판이한 외국에서 우리 사극이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뭘까? 바로 드라마의 재미와 극중 주인공들의 리더십이 아닐까 한다.
극중에서 어린 대장금이 한상궁에게 수라간 요리 지도를 받으며 수없이 물을 떠오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고 결국 한상궁의 몸 상태를 먼저 체크한 뒤 물을 떠다 주고서야 인정을 받는다.
한 상궁과 최 상궁이 수라간 최고상궁의 자리를 놓고 실력 대결을 펴는 장면에서는 최 상궁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압력밥솥 원리와 같은 획기적인 방법으로 밥을 기막히게 만들지만 한 상궁은 한 솥에서 된밥과 진밥을 동시에 지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다. 각각 지은 밥을 수라간 상궁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데 한 상궁이 보기 좋게 승리한 것은 당연하다.
요즘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 머슴과 같이 우직하게 주인을 섬기는 리더십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마저 읽어내는 한 상궁의 리더십을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현충원 참배시 방명록에 ‘국민을 잘 섬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위정자들이야 늘 국민을 섬기겠다고 공언(公言) 하지만 실상은 공언(空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당선자가 그냥 ‘섬기겠다’가 아니라 ‘잘’ 섬기겠다고 말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마음을 읽고 아픈 곳을 만져주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대장금의 한상궁 같은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올해는 무자년 쥐띠해다. 십이간지의 첫 번째인 만큼 새로운 지도자의 리더십 아래 국민이 희망을 갖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한다.
배재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경영지원부장
jspae@kriss.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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