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남미(브라질)-`경제 중심지`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시장이 세계의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남미는 6억이 넘는 인구와 풍부한 천연자원 보유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남미 내수시장의 확대로 전세계 기업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미 시장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은 인도·중국·러시아 등과 함께 세계 시장의 성장을 이끌 신흥 경제국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평가받으면서 외국인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유엔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중남미 평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3년부터 높은 성장률 행진을 이어온 아르헨티나 역시 올해 6%대 중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는 중남미 신흥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활동도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중남미 시장의 핵심 ‘브라질’=그동안 고물가·재정적자·초인플레이션·외환위기 등 유난히 기복이 큰 경제 흐름을 거쳐온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이 강력한 경제 정책을 펼쳐나가면서 남미 시장의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원유에서 주요 광물까지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데다, 넓은 초원을 기반으로 한 선진 농업이 자리 잡고 있다. 해양 원유 시추 기술 같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점 역시 강점이며, 1억8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도 잠재력의 한 축이다.

브라질의 외환위기 재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새로운 환율제도 도입과 대외신인도 회복 등 최근의 추세로 볼 때 외환위기의 위험이 한층 줄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로 올해 브라질 외환보유액은 연초 대비 2배 증가한 161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 통화인 레알화의 지속적인 강세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

◇국내기업 진출 러시=국내 기업들의 브라질 진출도 잇따른다. 내수 시장의 막대한 구매력과 중남미진출의 거점으로서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현지의 낮은 생산비용을 활용하고, 남미까지 운반에 드는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직접진출에 나서고 있다. 현재 브라질에는 LG전자·삼성전자·삼성SDI·현대자동차·동국제강 등의 대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CJ가 현지에 가축 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생산체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브라질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아틀란티코 조선소에 조선소 건립과 운영, 선박건조용 도면 등의 기술을 수출하고, 1400만 달러에 달하는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LG전자는 1995년 브라질 시장에 첫 진출 했으며, 현재 △상파울루 따우바떼(모니터·휴대폰)와 △아마조니아 마나우스(TV·DVD·VCR·오디오·에어컨)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브라질법인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최근 3년 매출 성장이 373%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으며, 2007년 브라질 판매수량 기준으로 LCD TV·PDP TV·LCD모니터·홈시어터에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 브라질법인장 조중봉 부사장은 “LG는 브라질에서 전기·전자·정보통신 제품을 모두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브라질 시장에 첨단 테크놀러지를 보여주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며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마케팅 배리어 전략과 최고의 제품을 브라질에 최우선으로 라인업하는 전략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남미 교역

중남미 지역과 우리나라와의 교역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교역규모는 300억 달러를 돌파해, 지난 2005년의 220억달러 보다 37.8%나 성장했다. 교역량과 함께 질도 좋다. 무역 수지 측면에서 지난 2006년 전체 무역수지 흑자 160억 달러 중 67.5%에 해당하는 108억 달러를 중남미 지역에서 올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우리나라의 중남미 수출 증가율은 전세계 수출 증가율의 3배에 육박하는 33%를 기록했다. 90년대 수출증가율 14.1%의 2배가 넘으며, 같은 기간 전세계 수출증가율 13.2% 보다도 훨씬 높다. 평판디스플레이는 지난 3년간 무려 457%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대중남미 주력수출품인 승용차와 컬러TV도 6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남미와의 교역을 꾸준히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관세장벽이 높은 중남미 국가들과의 FTA 체결은 수출확대를 담보하는 확실한 보험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단된 멕시코와의 전략적보완협정(SECA) 협상을 신속히 재개하고, FTA 협상에 전향적인 페루나 콜롬비아와도 FTA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